억만장자도 지지…헤일리, 바이든과 '1대1'서 트럼프보다 강세
미국 대선 본선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맞대결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욱 강세일 것이란 여론조사 분석 결과가 25일(현지시간) 나왔다. 이날 헤일리 전 대사의 선거운동원들은 첫 공화당 경선 예정지(내년 1월 15일)인 아이오와주에서 10만 가구를 방문하는 저인망식 유세에 돌입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대결할 경우를 가정한 최근 여론조사 508개의 평균을 냈다. 그 결과 지지율은 각각 43.4%와 45.3%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1.9%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이 격차는 헤일리 전 대사가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경우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가 바이든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의 대결을 가정한 최근 여론조사 36개의 평균을 낸 결과, 지지율은 각각 39.4%와 42.9%로 헤일리 전 대사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3.5%포인트 높았다. 헤일리의 '본선 경쟁력'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낫다는 의미다. 분석 결과 바이든 대통령(44.3%)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42.6%)와의 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 167개 분석에선 1.7%포인트 차로 앞섰다.
51세인 헤일리는 상대적으로 젋은 편이고, 낙태 등 여성 인권에도 비교적 전향적이라 가장 확장성 있는 공화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아메리칸리서치그룹이 지난 14~20일 뉴햄프셔주 공화당 예비 경선 참여가 예상되는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2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33%)와 헤일리(29%)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 범위 내인 4%포인트였다. 뉴햄프셔주 경선은 내년 1월 23일 열린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같은 상승세에 이어 아이오와주에 대한 집중 공략에 나섰다. 25일 NYT에 따르면 헤일리 후보를 지지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은 약 150명의 자원봉사자, 시간제 운동원들을 모집해 오는 1월 15일 경선 전까지 10만 가구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목표로 아이오와주를 돌고 있다.
NYT는 '민심 풍향계'로 불리는 뉴햄프셔주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턱밑까지 추격하자 그간 약세였던 아이오와주에서도 '트럼프 대항마'로서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자금력과 조직력에서 열세였던 헤일리 캠프는 경선 첫 판세를 좌우하는 아이오와주 대신 중도 성향의 뉴햄프셔주와 그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선거운동을 집중해왔다. 그러나 보수 성향 억만장자 찰스 코크가 이끄는 정치후원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이 헤일리 전 대사 지지를 선언하며 헤일리 전 대사는 아이오와주를 공략할 기회를 얻게 됐다. NYT에 따르면 이 단체는 헤일리 전 대사 지지 광고·유세에 지금까지 570만 달러(약 74억 원) 이상을 썼다. 지금까지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헤지펀드의 전설' 스탠리 드러켄밀러, 부동산 업계 거물 배리 스턴리히트 등 월가 거물들이 잇따라 헤일리 지지를 선언했다.
자신감을 얻은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주 아이오와주 지역 매체 디모인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바로 지상전을 할 때"라며 "우리는 모든 지역을 뒤덮고 있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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