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비극, 자택에서 중년 부부 숨진 채 발견… 탄 냄비가 원인?

이슬비 기자 2023. 12. 2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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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었던 지난 25일 오후 3시 30분쯤, 서울 관악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중년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부부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가 60대 남성과 50대 여성이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를 발견했다면 바로 밀폐된 공간을 환기하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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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탄절이었던 지난 25일 오후 3시 30분쯤, 서울 관악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중년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부부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가 60대 남성과 50대 여성이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 사망 원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데, 현장에서 가스 밸브는 열려있고 사골을 끓인 냄비는 불에 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창문은 모두 닫혀 환기되지 않았고, 외부 침입 흔적 등 타살 혐의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일산화탄소는 색도 없고 향도 없어, 노출되더라도 자각하기 어렵다. 모르는 새 일산화탄소가 몸으로 들어와 산소 대신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에 결합해 저산소 혈증을 유발한다.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과 결합 친화도가 산소보다 200배 이상 크다. 온몸의 조직으로 산소가 적절량 전달하지 못해, '혈액량 감소 쇼크'를 유발한다.

심지어 저산소 혈증은 증상조차 스스로 일산화탄소 중독을 의심하기 어려운 형태로 나타난다. 의식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힘이 빠져 걷거나 서 있다가 갑자기 주저앉을 수 있고,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식은땀이 나 피부가 축축해지고, 맥박이 약해진다. 혀와 입안이 마르고 의식은 흐려진다. 간혹 민감한 사람은 극심한 두통을 느끼거나 구역질하기도 하는데, 대다수는 자신도 모르는 새 의식불명에 이르다 사망한다. 운 좋게 살아나도 뇌에 적절한 산소공급이 되지 않아 기억력 저하, 인지장애, 불안, 우울 장애 등의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

그럼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 등을 이용해 요리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창문을 조금이라도 열고 조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차박, 캠핑 등을 할 때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캠핑할 땐 텐트 한쪽 면을 충분히 개방하고 차량을 이용할 땐 모든 창문을 연다. 사전에 보일러를 자가 진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통 청소, 관리 미흡 등으로 연통이 막히면 보일러 가스가 새어 나오면서 일산화탄소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평소 연통과 보일러 연결 부분에 균열이나 이음새가 없는지 확인하고, 보일러가 돌아갈 때 '윙' 소리가 크다면 연통이 막혀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가스 점검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를 발견했다면 바로 밀폐된 공간을 환기하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환기가 어려울 땐 환자를 밖으로 옮긴다. 이후 뇌와 심장으로 가는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기 위해, 환자를 평평한 곳에 눕히고 다리를 들어 올려 혈액이 머리 쪽으로 쏠리게 한다. 일산화탄소를 흡입한 후 6시간 안에는 응급처치나 병원 치료로 고압산소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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