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D-1’ 이준석과 결별…김용태 “가슴 아파도 국힘 안 떠나”

탈당 하루 앞둔 이준석, 거취 기자회견 예정
김용태 잔류·비대위 출범에 동력 상실 지적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탈당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친이준석계로 꼽히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대열에서 가장 먼저 이탈한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당내에서 혁신하고 쓴소리 내는 것이 제 정치”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동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오래전부터 당내에서 혁신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언론을 통해서도 탈당하지 않겠다는 것을 피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천아인과의 관계가 굉장히 가슴이 아프다”라면서도 “이게 제 원칙에 맞는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떠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결과적으로 당내에서 쓴소리가 용인되고, 당내에서 쓴소리를 외쳤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이것이 책임정치고 원칙에 맞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진정한 성공과 개혁을 위해 저의 소신을 지키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천아용인’이 아니라 ‘천아인’으로 봐야 하는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전 최고위원은 “각자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사실상 또 다른 이탈자가 나올 수 있다는 함의로 풀이된다.

‘한동훈 비대위’ 체제를 지지하는 의사도 표명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미디어 플랫폼 ‘얼룩th(alookso)’에서 “국민 판단에 맡길 줄 아는 민생 중심의 정치를 한동훈 비상대책위가 해내길 바란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지명자의 스마트함이 민생 문제 해결에서 빛나길 고대한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의 지지를 받으며 지난 3·8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천아용인’ 멤버 중 하나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비대위원장직 수락이 확정된 지난 21일 이후 한동훈 비대위 체제를 지지하면서 이 전 대표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경기 포천-가평 출마를 노리는 김 전 최고위원 입장에서 신당 합류가 당선에 불리하다고 판단했다는 정치권의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 전 대표는 오는 27일 친이준석계와 탈당한 이후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비대위’가 여권 내 이슈를 장악한 데다, 핵심 측근이 국민의힘 잔류 등을 선언하면서다. 비례대표인 허은아 의원은 탈당하면 의석을 잃고, 천하람 전남 순천 갑 당협위원장은 당협위원장을 놓치게 된다. 동반 탈당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 전 대표는 ‘한동훈발 회군 여지’에 선을 긋고 있다. 그는 22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한 전 장관이) 제안할 게 없을 것”이라며 “소위 당정일체를 가장한 대통령이 모든 걸 주도하고 대통령이 아주 잘못된 방향으로 당과 국가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느 것도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