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탕 기포발생기 통해 감전? "…3명 사망 세종목욕탕 2차 합동감식
사망자 3명이 발생한 세종 목욕탕 감전사고와 관련, 관계 당국이 26일 2차 합동 감식을 했다.
세종북부경찰서와 소방당국·전기안전공사 등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세종시 조치원읍 죽림리 목욕탕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합동감식반은 우선 지하에 전기를 공급하는 배전함(배전판)을 조사한 뒤 목욕탕 안을 확인했다. 감식에서는 온수탕(욕탕)을 중심으로 전기가 어떻게 흘러 들어갔는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사건 당일인 지난 24일 1차 조사 때는 전선 단락 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누전 추정 배전함·기포 발생기 등 조사
합동감식반은 전문가를 중심으로 제기된 ‘기포(거품) 발생기를 통한 감전’ 가능성도 조사하기로 했다. 당시 온수탕에 물이 얼마만큼 차 있었는지도 파악중이다. 기포 발생기는 욕탕 안으로 거품을 만들어 보내는 장치로 전기를 통해 작동한다. 목욕탕은 물론 호텔이나 모텔, 일반 가정 등에서도 사용하는 장치로 전기가 흐를 수 있기 때문에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다.
목욕탕 업계 관계자는 "거품 발생기는 한국에서 대중목욕탕이 급격히 증가한 1980년대 본격적으로 보급됐다"라며 "당시에는 거품을 내 탕 안 부유물을 가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탕 안 물을 자주 갈 수 없으니 물이 깨끗하게 보이기 위해 사용했다는 의미다. 이후 마사지나 지압용으로도 거품을 즐기면서 설치 업체도 많아졌다고 한다.
2018년 경남 의령의 한 사우나에서도 탕 안에 있던 남성 2명이 감전돼 숨지고 여성 2명도 다쳤다. 당시 사고는 탕에 폭포수를 공급하기 위해 설치한 모터와 연결된 전선이 끊기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월에는 경북 구미 시내 목욕탕에서 업주(60대)와 아들(40대)이 청소(배수작업)를 하다 숨지는 사고가 났다.
경찰 관계자는 “2차 감식에서는 (건물 전체) 전기 시설과 지하로 가는 배전판을 위주로 세밀하게 조사한다”며 “부검과 1~2차 합동 점검 결과 등을 검토한 뒤 구체적인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숨진 3명 부검…목욕탕, 안전점검 때 '적합'
사고로 숨진 3명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이 이뤄졌다. 사고가 발생한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184년 12월 사용 승인됐다. 지하 1층은 여탕(173㎡)과 보일러실(99㎡), 지상 1층은 카운터와 남탕, 2~3층은 모텔로 사용 중이다. 경찰과 세종시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기안전공사가 진행한 안전 점검 때는 ‘적합’ 판정을 받았다.
세종시, 목욕탕·실내수영장 긴급 안전점검
한편 세종시는 장례식장과 병원에 직원을 배치하고 장례 절차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시민안심보험에 따른 보험금 여부를 보험사와 협의 중이다. 지역 내 20개 목욕탕과 17개 실내수영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긴급 전기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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