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 한파에 백화점 매출은 온기

조성필 2023. 12. 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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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가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로 인해 연말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추운 날씨로 실내 즐길거리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며 "영하 날씨를 기록한 지난주 매출이 특히 많이 증가했고, 이 트렌드는 연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백화점 업계 매출이 부진한 것은 고물가 등에 따른 소비 위축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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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3사 실적 모두 호조
실내 찾는 고객 늘면서
아웃도어 매출도 함께 증가

백화점 업계가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로 인해 연말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올해 상반기 고물가 여파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던 업계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갑다 한파"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증가했다. 올해 연말 정기세일 기간(11월17일~12월3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신장한 데 이어 크리스마스까지 매출 호조세가 이어진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한파 영향으로 전체 고객 수가 증가, 전 카테고리에서 고루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추운 날씨로 실내 즐길거리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며 "영하 날씨를 기록한 지난주 매출이 특히 많이 증가했고, 이 트렌드는 연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대백화점도 영하 10도를 기록한 16일 이후 매출이 부쩍 신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깜짝 추위에 야외보다 따뜻하고 주차가 편리한 데다 팝업스토어와 크리스마스 트리 연출 등 즐길거리가 풍성하게 마련돼 있는 대형 실내 유통시설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5일까지 매출 신장률이 1%대에 머물렀으나, 강추위가 시작된 이후 매출이 20% 가까운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상대적으로 포근한 날씨 탓에 단가가 높은 겨울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다소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이달 들어 기온이 영하로 급하강하면서 ‘한파 특수’를 제대로 누린 것이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아웃도어 매출이 증가하면서 패션 전 장르가 고르게 신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겨울 정기세일 동안 신세계백화점 아웃도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44.3% 신장했는데, 이 기간 여성·남성 패션 매출도 각각 25.5%, 21.2%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밖에도 대형가전과 가구·침대 카테고리가 지난해 대비 각각 160.6%, 71.1% 신장률을 보이며 매출을 쌍끌이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달 쓱데이 행사와 겹쳐 대형가전 사은행사가 대대로 펼쳐져 가전과 가구·침대 매출이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국내 백화점업계 '빅3'로 불리는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위부터 시계역방향순) [사진제공=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실적 개선 기대감 싹터

앞서 신세계, 롯데, 현대 등 백화점 3사는 3분기에 매출로 나타나는 외형 성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각각 2%, 0.9%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이 3.5% 늘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으나,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라는 게 업계 중론이었다.

백화점 업계 매출이 부진한 것은 고물가 등에 따른 소비 위축 영향이 크다. 엔데믹 이후 이어지고 있는 해외여행 붐으로 가계 소비 여력이 분산된 탓도 있다. 매출 부진은 영업이익 악화로 이어졌다. 3분기 사별 영업이익을 보면 롯데백화점이 31.8% 줄어들었고, 현대백화점(-17.4%)과 신세계백화점(-15.1%)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판매·마케팅비와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은 불어나는데 매출이 이를 떠받치지 못하면서 큰 폭의 영업이익 축소를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연말 특수가 나타나면서 4분기에는 업황이 다소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전통적으로 연말이 포함된 4분기가 백화점 업계 최대 성수기인 데다 지난해의 경우 이태원 참사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한 터라 ‘기저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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