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년 연속 1%대 성장…"저성장 고착화 우려 커져"

임철영 2023. 12. 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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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영硏, 내년 성장률 1.8% 전망
고물가, 부동산PF 등에 소비·투자 동반 부진
한은, 하반기 0.5%p 금리인하 예상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2년 연속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LG경영연구원은 25일 '2024 거시경제 전망'을 통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1.3%에서 내년 1.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 등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2년 연속 2%를 밑도는 성장률이다.

이는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 부진으로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이다. 내년 성장률은 올해 성장률 추정치보다 대비 0.5%포인트(p) 높지만 한국은행의 내년 전망치(2.1%)와 비교하면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1.5%), 건설투자(-0.6%), 수출(2.1%), 수입(0.5%) 증가율이 모두 올해 대비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0.3%)도 감소 폭이 올해보다 더욱 둔화할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원이 전망한 내년 경제 성장률 1.8%는 국내 다른 기관들이 내놓은 전망을 밑도는 수치다. 한국은행은 2.1%, 기획재정부는 2.4%,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은 2.2% 성장을 전망했다. 처음으로 1%대 성장률을 전망한 기관이 나온 것이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3.6%)보다 0.8%포인트 낮은 2.8%로 여전히 한국은행의 관리 목표(2.0%)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연구원은 "한국은 1950년대 전쟁 이후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 위기 상황에서 2% 낮은 성장률은 기록했다"면서 "올해 수출 부진이 지속과 소비 회복세 약화 속에 1.3% 성장에 그치고 내년에도 2% 성장률에 미달하면서 저성장이 고착화할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등 강도도 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재정 건전성과 국가부채 관리 강화 기조로 통화 및 재정 정책 측면에서 적극적인 정부 대응을 기대하기 어려워 경기 반등의 강도가 약할 것"이라며 "높은 물가와 금리로 가계 소비가 위축되고 늘어난 재고 부담으로 기업 설비투자가 부진해 건설경기 선행지표 악화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 표면화 가능성으로 건설투자의 경우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수출에 대해서도 주요국 통화 긴축과 미국, 중국 등 경기 둔화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의 여파로 느리고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 하반기에야 2%에 진입하고 2025년이 돼야 한은 목표 수준(2%)에 도달할 것"이라면서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과 기상이변 불확실성으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등락을 반복하면서 물가 상승률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내 금융 시장의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준 금리는 미국의 금리 인하 확인 후 내년 하반기에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는 내년 중반에야 시작되고 폭도 1%포인트보다 작을 것"이라면서 "한국의 정책금리는 이보다 더 늦고 폭도 미국보다 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은 점차 하락하겠지만 1100원대 진입은 어렵다"면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상반기 1270원, 하반기 1210원까지 낮아지는 데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엘(L)자형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본격적인 침체는 내년 중반부터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올해 2.9%보다 낮은 2.4%로 예상하면서 올해 예상했던 침체 국면이 내년으로 이연돼 올해보다 더욱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고물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해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전 세계 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이전 5년 3.2% 대비 1.7%포인트 높은 4.9%로, 경제성장률은 3.4%에서 2.6%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원은 "당초 올해 예상했던 세계 경제 침체가 미뤄져 내년 중반부터 현실화할 것"이라면서 "내년은 세계 경제가 엘자형 장기 저성장에 본격 진입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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