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집에' 영화가 현실로…동반자 없이 엉뚱한 비행기 탄 6세

보호자가 승무원에 인계했는데 사고 발생
항공사 측, "내부 조사 중"…경위 설명 없어

크리스마스 연휴를 할머니 집에서 보내기 위해 보호자 없이 홀로 여행길에 올랐던 미국의 6세 어린이가 엉뚱한 비행기에 오르는 사고가 있었다.

스피릿 항공. [이미지출처=스피릿 항공 제공]

25일(현지시간) CBS 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동반자 없이 필라델피아에서 플로리다 포트 마이어스까지 이동할 예정이던 어린이가 스피릿에어라인의 올란도 행 비행기에 잘못 탑승했다고 보도했다. 포트 마이어스와 올란도는 160마일(257km) 떨어져 있다.

해당 소년의 나이는 6살로, 할머니 마리아 라모스에게 가기 위해 보호자 없이 비행기에 탑승했다. 소년의 어머니가 필요한 서류와 함께 어린이를 승무원에게 인계했는데, 영문을 알 수 없게 엉뚱한 항공편에 오르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항공사는 "해당 어린이는 직원의 보호 아래에 있었고, 착오를 발견하자마자 가족과 즉각 연락을 취했다"라고 전했다.

소년의 할머니 라모스는 "그들이 '아이가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고, 비행기를 놓쳤다'고 했다"며 "나한테 체크인 표가 있는데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비행기 안으로 달려가 승무원에게 내 손자가 어디 있느냐, 당신에게 인계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며 "하지만 승무원은 아이를 데리고 탄 적이 없다고만 말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라모스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항공사에서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손자가 올란도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고 싶다"며 "아이의 엄마가 서류와 함께 승무원에게 아이를 인계한 뒤에, 승무원이 아이를 혼자 가게 둔 것이냐. 왜 아이가 혼자 잘못된 여객기에 올랐느냐"라고 분노했다.

라모스는 4시간가량을 운전해 직접 손자를 데리러 갔다. 항공사 측이 가족에게 항공권 비용을 환불해주겠다고 말했지만, 가족들은 사고 경위에 관한 설명을 요구했다.

항공사 측은 이 어린이의 신원과 어떻게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는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관련한 내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만 전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