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종전안 논의 후 하마스 파괴 등 3대 선결조건 제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파괴, 가자지구 비무장화, 급진주의 포기를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3대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서는 첫째로 이란의 대리인인 하마스가 파괴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 지도자들은 지난 10월 7일 학살을 계속해서 반복하겠다고 다짐했다”며 “그래서 하마스의 파괴는 끔찍한 잔혹 행위의 반복을 막기 위한 유일한 비례적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에 대해 이스라엘을 부당하게 비난하는 것은 하마스와 전 세계의 다른 테러 조직이 인간 방패를 사용하도록 장려할 뿐”이라며 책임을 하마스에 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두 번째 조건으로 ‘가자지구 비무장화’를 언급하며 “이집트 국경 등 가자 주변에 임시 보안 지역을 구축, 가자 영토로 무기가 밀수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검사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당국이 가자지구를 비무장화할 것이라는 기대는 망상”이라며 “가자지구를 비무장화할 능력도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동안 가자지구 내 안보 통제권을 이스라엘이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후에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가자지구 통치권을 넘기지 않고 일정 기간 자국군을 주둔시키겠다는 뜻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마지막으로 “가자지구는 탈 급진화에 나서야 한다”며 “학교는 아이들에게 죽음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도록 가르쳐야 하고, 성직자는 유대인 살해 설교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9·11 테러 이후 걸프 지역의 비전 있는 아랍 지도자들이 사회를 탈 급진화하고 국가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주도해 왔다”며 “그 후 이스라엘은 역사적인 아브라함 협정을 맺었고, 6개 아랍 국가와 평화 협정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WSJ는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전날 저녁 만나 이집트가 제안한 3단계 종전안 계획을 논의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회의에 참석한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인질 석방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이 진행 중”이라면서도 “아직 진전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심각하게 고려되고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집트가 제안한 종전안은 1단계로 하마스가 이스라엘 여성과 미성년자, 노인 남성 등 인질 40명을 석방하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포로 120명을 풀어주고 2주간 전투를 중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단계는 다수 정파를 통합한 ‘팔레스타인 국민 회담’을 열고 가자지구에 긴급 안보 정부를 수립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이 단계를 지나면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전원을 석방하고 팔레스타인 죄수를 맞교환하며 종전을 선언한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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