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공매도 '역대 최대' 과징금, 그다음은 형사처벌?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한국경제TV 신인규 기자]
▲ '역대 최대' 불법 공매도 과징금…다음 단계는 형사처벌? S 불법으로 공매도를 한 외국계 은행 두 곳에 대해 금융당국이 역대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외국계투자은행과 증권사에 265억원 과징금을 물렸는데, 제도 수립 후 역대 최대 과징금입니다. BNP파리바 홍콩법인에 110억원, HSBC에 75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의결했는데요. 수탁증권사라고 하죠. 이들의 주문을 받은 '주문 창구' 역할을 한 증권사도 과징금 80억원을 물게 됐습니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검찰 고발도 병행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검찰 고발을 통한 처벌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해당 증권사들이 공매도 해온 기간을 보면 왜 역대 최대 과징금이 나왔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BNP파리바 홍콩법인은 2021년 9월부터 작년 5월까지 카카오 등 국내 주식 총 101개 종목을 약 400억원 규모로 무차입 공매도했습니다. 홍콩 HSBC는 2021년 8월부터 12월까지 호텔신라 등 9개 종목에 16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냈습니다. 나중에 빌릴 수 있다고 판단한 주식 수량을 기준으로 공매도 주문을 넣는 행위를 상습 반복하는 식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금감원은 각 사가 자신들의 거래 방식이 국내 증시에서 불법임을 알면서도 지속 방치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의 불법 공매도는 '주가 조작'보다는 비용 절감에 더 방점을 둔 것 같기는 합니다. 주식을 미리 확보하지 않은 채 최종 주문 체결량에 따라서만 나중에 빌리면 차입 비용이나 담보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이들 증권사들이 공매도 주문을 낸 종목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대표적인 종목이 카카오인데요. 카카오주가는 BNP파리바가 공매도 주문을 낸 기간 동안 47% 급락했습니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엄중 조치와 함께 제도 자체가 개선될지도 시간을 두고 지켜볼 부분입니다. 공매도 제도 개선과 관련해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들은 내년 초에 다시 논의될 전망입니다. 불법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어떻게 마련될지, 또 허점은 없을지에 대한 감시의 시선도 유지해나가야겠습니다.
▲동북아 40년만에 한파, 우리나라만 추운 게 아니었나? 지난주 우리나라도 무척 추웠는데, 중국엔 40년만에 한파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지난 13일 중국 최북단 기온은 영하 45.1도를 기록했고, 동북부 지역은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베이징엔 72년만에 한파가 덮쳤고, 300시간 넘게 영하권으로 떨어진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최근에는 추위가 남쪽으로 내려왔는데, 그 바람에 상하이가 크리스마스까지 닷새 동안 영하권으로 떨어진 이례적인 추위에 떨었습니다.
이 영향으로 중국의 전력, 난방유, 가스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지난주 기준 중국의 최고 전력부하와 가스 사용량은 일년 전보다 각각 7%와 8%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난방유 수요 또한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요. 또 하나 봐야 할 것은 일시적인 수요 급증은 수출 여력을 축소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점입니다. 중국에서는 수급 문제로 유가를 들어올릴 수 있는 요인들이 나오고 있다는 뜻입니다.
정유주 수익성 지표는 정제마진인데, 말씀드린 요인은 다 정제마진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증권가에서는 전망합니다. 윤재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중국 수요 영향으로 등유와 경유 중심으로 정제마진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지금 브렌트유가 배럴당 79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는데요. 홍해에서는 예멘 반군이 지나가는 선박들을 공격하면서 해운 물류에 차질이 생기고 있고요. 아프리카의 산유국인 앙골라는 OPEC이 시킨 대로 감산을 할 수 없다며 산유국 연합을 탈퇴했습니다. 아직까진 '찻잔 속의 태풍'과 같은 이러한 사건들이, 불확실성이라는 측면에서 유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지켜볼 만합니다.
▲또다시 늘어난 빚투…또 정치테마주 빚 내서라도 증시에 투자하자, 이런 현상이 다시 힘을 받고 있습니다. 신용융자잔액은 지난달 6일 16조5,766억원에서 이달 21일 17조5,217억원으로 한 달 반 동안 1조원 가까이 늘었고요. 위탁매매미수금이라고 해서 주식 결제 후 3거래일 내 갚지 못해 발생한 단기 외상금도 현재 1조원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위탁매매미수금은 올해 중반까지 일 평균 5,000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도 늘어 지난주 53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위험자산인 증시에 투자금이 몰리는 건 연준 통화정책이 조만간 긴축 완화 기조로 돌아서면서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에다 공매도 금지 등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할 만한 여러 가지 이벤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2일 기준 시가총액 대비 신용거래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은 시노펙스(9.73%), 엘티씨(9.08%), 랩지노믹스(8.74%), 어보브반도체(8.67%) 등 순이었습다. 모두 코스닥 종목었는데요. 코스피에서는 정치 테마주에 대한 '빚투'가 눈에 띕니다. 안철수 국회의원 테마로 분류되는 써니전자(8.34%)는 코스피 전체 종목에서 신용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이낙연 전 총리 테마주인 부국철강(8.04%),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관련주 우진(7.79%) 등도 '빚투' 비중이 높았습니다. 신용융자 잔액 기준으로 보면 2차전지 관련주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포스코홀딩스에 5,400억원 정도, 포스코퓨처엠에 3,400억원 정도 신용융자잔고가 쌓였습니다.
통계를 하나 말씀드리자면, 신용잔고 비중이 높은 100개 종목 가운데 한 달 전보다 주가가 오른 종목보다 내린 종목이 많습니다. 53곳은 이런 상승장 속에서도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거든요.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고 싶은 종목, 선택 잘 하셔야겠습니다.
신인규 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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