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 절반은 상위 0.17% 몫…주판알 튕기는 고액 자산가들
전체 잔액서 점유율은 54.9% 달해
다만 1년여 만에 비중 10%P 하락
내년 금리 인하 전망에 '환승 대기'
국내 금융권의 예금 가운데 10억원이 넘게 들어 있는 계좌는 500개 중 1개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은행권 전체 예금 잔액의 절반 이상은 이런 일부 고액 계좌의 몫이었다.
다만 고액 자산가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며 예금 비중을 줄이고 있는 반면, 서민들은 고금리 이자율 막차를 타기 위해 예금에 돈을 더 넣으며 사뭇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정기예금 계좌 총 3505만5000좌 중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계좌는 5만9000좌로 0.17%를 차지했다.
이어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는 6만좌(0.17%) ▲1억원 초과 5억 이하는 59만5000좌(1.70%) ▲1억원 이하는 3434만1000좌(98.96%)를 기록했다.
이처럼 10억원 넘게 들어 있는 예금 계좌는 전체의 0.2%도 안되지만, 전체 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실제로 금융권 전체 정기예금 잔액 981조6130억원 가운데 10억 초과 예금에 예치된 돈은 538조8160억원으로 54.9%를 차지했다.
이밖에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계좌에는 46조8290억원(4.8%)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계좌에는 129조6940억원(13.2%) ▲1억원 이하 계좌에는 266조2740억원(27.1%)이 예치돼 있었다.
다만 10억 초과 계좌가 예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2021년 말 전체 예금액의 65.4%를 이루다가 ▲2022년 6월 말 64.1% ▲2022년 말 57.8% ▲올해 6월 말 54.9%로 축소됐다.
반면 1억 미만 계좌 비중은 2021년 말 19.8%에 그쳤지만 ▲2022년 6월 말 20.4% ▲2022년 말 24.5% ▲올해 6월 말 27.1%로 확대됐다.
올해 들어 금리 정점이라고 생각한 고액 자산가와 기업들이 예금 비중을 줄이며 다른 투자처를 찾아나선 반면, 1억 미만의 고객은 고금리 이자율 막차를 타기 위해 예금으로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이후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가면서 금리 정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연준)는 최근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연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가 정점'이라고 언급하고 내년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공개된 금리 점도표에서 내년 정책금리 중간값을 기존 5.1%에서 4.6%로 낮췄는데 내년 기준금리가 세 차례 내려가 현재보다 0.75%p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내년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되면서 자산가들은 주식과 채권 등 투자를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KB금융지주연구소가 발표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 가운데 앞으로 1년간 예·적금 투자 금액을 늘리겠다는 이들이 24%로 여전히 가장 많았고, 이어 주식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자도 21%나 됐다. 주식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자가 더 많았던 지난해와 대비된다.
특히 개인 심층 인터뷰 결과에선 향후 주식과 채권 투자를 계획한다는 응답이 많았다.채권은 금리가 하락하면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금리가 고점이라고 판단될 때 투자금액을 늘릴 계획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또 주식은 저금리 시대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로 인해 시장이 살아난다.
반면 일반 고객은 높아진 예금 금리를 노리며 예·적금 비중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868조7369억원으로 전월 대비 12조7627억원 늘었다. 최근 정기예금 금리가 4%대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자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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