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3-플랫폼]실적 희비도 갈렸는데...네이버는 신사업 속도, 카카오는 제동

민단비 2023. 1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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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기반 B2C·B2B 사업 속도
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사업 전반 지연
네이버·카카오 로고. ⓒ데일리안DB

국내 양대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네이버는 올해 매 분기 성장한 반면 카카오는 성장이 정체됐다.

또 네이버는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사우디로부터 디지털 트윈 플랫폼 사업을 수주하는 등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으로 주요 경영진들이 검찰 수사를 받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사법 리스크에 직면하며 신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네이버, 신사업 순항...초거대 AI 출시부터 사우디 수주까지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8월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DAN) 23’에서 오프닝 키노트를 하고 있다.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 8월 말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였다. 오픈AI의 AI 챗봇 ‘챗GPT’가 전 세계에 AI 열풍을 일으킨 지 1년도 채 안 돼 한국어에 최적화된 국산 대규모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을 선보인 것이다.

대규모 AI 모델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매개변수(파라미터)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이퍼클로바X 전 버전인 하이퍼클로바 매개변수 수인 2040억개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당일 내부 테스트 결과 해당 AI 모델 성능이 GPT-3.5 대비 75%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하이퍼클로바X 기반 핵심 사업은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와 B2B(기업간거래) 솔루션이다. 지난달 말 네이버는 시범 운영 중인 큐:를 네이버 통합검색에 적용해 검색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큐:는 복잡한 질문을 이해하고 한번에 다양한 정보를 보여줄 수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큐: 이용자 수가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현재 큐:를 PC 버전에서 제공 중이며, 내년 모바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텍스트 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음성 등을 인식하고 추론하는 멀티모달 기술을 지원하는 등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동시에 하이퍼클로바X 기반 B2B 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다. 기업에서 제공한 정보를 하이퍼클로바X의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B2B 솔루션을 개발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기업고객 발굴에 한창이다. 최근 관련 업무협약을 맺은 회사는 한국은행, 국민건강보험공단, CJ올리브네트웍스 등이다.

글로벌 진출에도 성공했다.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국가 차원의 디지털 플랫폼 구축 사업을 맡게 됐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5년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비롯해 메디나, 제다, 담맘, 메카 등 5개 도시들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반 3D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운영한다. 이 플랫폼은 사우디 정부의 도시 계획, 모니터링, 홍수 예측 등에 활용된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카카오...최우선과제는 ‘쇄신’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는 신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주요 경영진이 검찰 수사를 받거나 구속 기소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사법 리스크에 처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에서 경쟁자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SM엔터와의 협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인수 마무리 후 사업협력에 나서겠다고 밝힌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는 카카오엔터·SM엔터 북미 통합법인을 설립한 지난 8월 이후 별다른 협력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초거대 AI 공개 시기는 내년으로 밀릴 전망이다. 앞서 카카오는 연내 초거대 AI ‘코GPT 2,0’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모델 공개가 미뤄지면서 이를 접목한 서비스 출시도 요원한 상황이다. 카카오는 현재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 큐레이션 ‘AI콘텐츠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용자 관심사를 파악하고 그에 부합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현재 쇄신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매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주재하는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쇄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쇄신안은 내년까지 마련해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외부 전문위원들로 구성한 준법 및 윤리경영 외부감시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지난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택시업계와 함께 상생안을 논의해온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수수료 인하, 공정배차 시스템 마련 등을 골자로 하는 개편안을 모든 택시업계와 합의하며 사실상 갈등을 봉합했다.

최근 제기된 경영진 비리 의혹은 조사 중이다. 김범수 창업자가 내부 쇄신을 위한 구원투수로 데려온 네이버 공동 창업자 출신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은 욕설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의 SNS에서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서울아레나, 안산 데이터센터 시공사 선정 관련 비위를 폭로했다. 카카오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자산개발실 오지훈 부사장과 직원 11명이 카카오 내부 전산망에 올린 공동 입장문을 통해 시공사 선정 과정이 공정하게 이뤄졌다며 김 총괄의 주장을 모두 부인하며 내홍으로 치달았다. 카카오는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각종 의혹에 대해 공동체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리고 감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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