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하나” 中 동북표범, 백두산호랑이에게 물려 죽어

현지 매체 보도

백두산 호랑이에게 물려 죽기 전 동북 표범 모습. 바이두 캡처. 연합뉴스

중국 동북지역에서 야생 동북표범이 백두산호랑이(중국명 동북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채 발견됐다고 현지 매체가 25일 보도했다.

소상신보 등에 따르면 한 누리꾼은 지난 23일 지린성 옌볜자치주 훈춘의 야외 눈밭에서 성체 표범 한 마리가 야생 짐승에게 물린 듯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며 관련 영상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이 표범은 사흘 전 죽은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출몰한 적이 있다”며 “자신보다 덩치가 더 크고 사나운 야생동물에게 당한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장 조사에 나선 현지 야생동물 보호 당국은 몸무게 50㎏인 이 표범이 야생 백두산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 훈춘 반스진의 한 마을에서 백두산호랑이와 동북표범이 잇달아 포착되기도 했다. 몸길이 2m가량인 호랑이 한 마리가 CCTV에 찍힌 데 이어 일주일 후 같은 지점에서 동북표범이 유유히 걸으며 먹이를 찾는 모습이 CCTV에 촬영된 것이다.

당시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야생 호랑이와 표범은 영역 의식이 강해 같은 공간에 서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극히 드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야생 표범이 죽임을 당한 소식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한 하늘 아래 동물의 왕은 하나”라며 “표범이 호랑이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 무리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겨울철 먹이가 부족해진 데다 인간들의 자연 개발로 야생동물 서식지가 갈수록 줄면서 일어난 일”이라며 야생동물 보호 대책 강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동북표범은 백두산호랑이와 함께 멸종위기종으로 중국 국가 1급 보호 동물로 지정돼 있다.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 접경인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일대에 백두산호랑이와 동북표범이 각각 60여 마리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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