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못먹던 ‘목포 먹갈치’ 역대급 풍어…올해는 맛보나
올해 전남 목포 등 서남해안에서 먹갈치가 유난히 많이 잡히고 있다. 매년 조기보다 덜 잡혔던 먹갈치가 역대급 풍어를 이어가면서 그간 선두였던 조기 위판량을 제쳤다.
25일 전남 목포수협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 20일까지 목포 먹갈치 위판량은 5308t으로, 지난해 3873t보다 1435t(37%) 늘었다. 반면 조기 위판량은 3083t으로 지난해(3873t)보다 790t(20.3%) 감소했다. 조기는 한동안 목포수협 위판량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목포 갈치잡이 어선(안강망)은 100여척에 달한다. 이들 어선은 신안군 홍도 근해 등에서 하루에 적게는 3t, 많게는 8t까지 갈치를 잡고 있다. 어민들은 “요새 먹갈치가 많이 잡혀 눈코 뜰 새 없다”고 했다. 근해안강망수협 목포지부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목포 해역 수온이 다소 오르면서 갈치가 많이 잡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역대급 풍어 영향으로 갈치 가격도 내렸다. 갈치 4지(손가락 4개 크기) 이상인 최상품 1상자(35~40마리) 값은 지난 18일 현재 45만원이다. 올해 가장 많이 잡혔던 지난 9월에는 1상자에 18만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은 50~60만원이다. 목포시내 상당수 음식점은 먹갈치 요리를 내놓는다. 갈치 조림·구이 등 싱싱한 갈치요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먹갈치는 제주 은갈치와 같은 어종이지만 조업 방식이 달라 외형과 식감이 다르다. 은갈치는 낚싯줄에 여러 개의 낚시를 달아 잡는 ‘주낚’이나 ‘채낚기’ 방식으로 상처가 나지 않게 잡는다. 이 때문에 특유의 은빛을 유지한다. 반면 대형선망 어선이 큰 그물을 펼쳐 바다 깊은 곳에서 끌어 올린 갈치는 그물 안에서 서로 부딪히면서 비늘이 벗겨져 거무스름한 빛깔을 띠어 ‘먹갈치’로 불린다. 은갈치보다 외형은 못하지만 저장고 안에서 숙성과정을 거친 데다 깊은 바다에서 활동하던 탓에 씨알이 굵고 단단한 게 특징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모양이 긴 칼과 같고 입에는 단단한 이가 촘촘하게 늘어서 있고, 물리면 독이 있지만, 맛이 달다’고 적혀 있다.
안강망수협 관계자는 “먹갈치는 숙성되면 단맛이 나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라며 “현재는 전남 ‘목포먹갈치’가 유명하지만 30~40년 전만 해도 ‘부산먹갈치’가 더 인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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