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번엔 ‘호남 친명 리스트’ 논란…김의겸·강위원 포함

수도권에서 불붙은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 내홍이 텃밭인 호남으로 번졌다.

25일 오전 이용빈 민주당 의원(광주 광산갑)은 당원들 사이에 퍼진 ‘친명 후보자 명단 12인’ 사진을 의원 단체방에 올렸다. 이 의원은 “(모두가) 당 대표와 함께 싸우고 있는데 호남에서 친명, 반명으로 나누는 게 맞느냐”는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다. 앞서 친명계 핵심 조정식(경기 시흥을) 사무총장과 한준호(경기 고양을) 의원에게 도전했던 김윤식 전 시흥시장과 최성 전 고양시장이 검증 단계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자 “비명계 숙청”이라 반발한 데 이어 호남에서도 ‘진명(眞明) 감별’ 분위기에 대한 우려가 터진 것이다.

이 의원이 공유한 ‘민주당 호남 친명 출마자 추천 명단’에는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의겸(전북 군산) 의원과 이 대표 측근인 강위원(광주 서갑) 당 대표 특보, 양부남(광주 서을) 민주당 법률위원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의원의 지역구에는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의 얼굴과 이름이 올라 있다. 박 전 고검장은 대장동·위례 개발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이 대표 관련 사건의 변호를 맡았다. 12인 중 하나인 이석형(전남 담양-영광-함평-장성) 예비후보는 아예 “이석형은 ‘찐명’입니다”라고 적힌 웹자보를 올렸다. 한 호남권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쪽이 친명을 자처하니, 아무리 당을 위해 싸워도 비명 이미지가 덧씌워진다”고 토로했다.

이재명 대표 관련 타이틀을 단 원외 친명계 인사가 여론조사에서 약진하자 현역 의원들의 위기감이 증폭하고 있다. 수도권과 호남에서 먼저 터져 나온 ‘친명-비명’ 구도에 대한 당내 반발이 향후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중앙일보에 “2014년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 논란이 떠오른다”며 “친명계도 누구 하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비명계를 학살한다는 의구심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