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신고하고 가족 대피시키느라"…방학동 화재 사망자의 안타까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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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난 불로 숨진 30대 남성 2명이 모두 가족을 지키려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 유족은 "아버지 말로는 아들(임씨)이 가족을 깨워서 대피시키고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바람에 연기를 좀 더 마셔 변을 당했다"며 "아랫집에서 난 불에 생때같은 아들을 잃었으니 얼마나 억울하겠나. 자기 몸이 아픈 것도 모른 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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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30대 가장도 자녀 살리고 숨져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난 불로 숨진 30대 남성 2명이 모두 가족을 지키려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임모(37)씨는 119에 최초로 화재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층 거주자였던 임씨는 119에 화재 신고를 한 뒤 서둘러 가족을 깨웠다. 그는 70대 부모님과 동생을 먼저 대피시키고 가장 마지막에 집에서 탈출해 옥상 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임씨는 옥상에 다다르지 못한 채 11층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임씨의 사인을 연기 흡입에 따른 질식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씨의 어머니와 남동생도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나 위중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노원구의 한 병원에 마련된 임씨 빈소에는 영정사진이나 위패 없이 가족 4~5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임씨의 아버지는 넋 나간 표정으로 "아이고 불쌍한 내 아들. 갑자기 이렇게 되면 어떡해"라며 오열했다.
한 유족은 "아버지 말로는 아들(임씨)이 가족을 깨워서 대피시키고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바람에 연기를 좀 더 마셔 변을 당했다"며 "아랫집에서 난 불에 생때같은 아들을 잃었으니 얼마나 억울하겠나. 자기 몸이 아픈 것도 모른 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울먹였다.
또 다른 사망자인 박모씨(33)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4층에 거주하는 박씨 부부는 화재를 피해 각각 7개월, 2살 자녀를 안고 뛰어내렸다. 불이 난 사실을 안 박씨는 아내와 2살배기 딸을 먼저 대피시켰다. 아내 정씨(34)가 첫째 딸을 아파트 1층에 놓여 있던 재활용 포대에 먼저 던지고서 뒤따라 뛰어내렸고, 이후 박씨도 막내딸을 안고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
정씨는 어깨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자녀들도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정씨와 자녀들이 각각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탓에 경황이 없어 유족들은 아직 박씨의 빈소조차 차리지 못하고 있다.
도봉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57분쯤 방학동의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3층에서 시작한 불길은 위층으로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인원 150명에 장비 40대를 투입해 신고 접수 약 1시간40분 만인 오전 6시 37분쯤 불길을 잡았으나, 이 화재로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소방과 경찰 당국은 26일 합동 현장 감식에 들어가 피해 규모와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도봉구청은 사고 수습 지원과 이재민 관리를 위해 현장에 통합지원본부를 꾸리고 주변 숙소에 임시 거주시설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17가구가 피해를 접수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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