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건희 여사 없이 성탄예배…용산 "한동훈 자율권 99.9%"
윤석열 대통령은 성탄절인 25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를 찾아 성탄 예배를 드렸다. 오전 11시 예배가 시작되기 전 교회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천영태 담임목사와 성도들과 인사를 나눈 뒤 1시간가량 예배에 참석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예배 중 담임목사가 윤 대통령의 참석 사식을 알렸고,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며 “예배를 마친 후 한 어르신이 ‘응원한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국가에 좋은 선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예배에 참석한 정동 제일교회는 1885년 헨리 아펜젤러 선교사가 설립해 138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최초의 개신교 교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성탄절 때는 유년 시절 다녔던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 성탄 예배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이브인 전날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이도운 홍보수석 등과 혜화동 성당에서 성탄 미사를 드렸다. 시작 전 미리 착석해 1시간 40분 동안 미사를 드린 윤 대통령은 미사를 마친 뒤엔 성당 밖에까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신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두 번의 성탄 미사와 예배에 김건희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성탄절이나 석가탄신일 등의 종교 행사에는 통상 대통령 부인이 함께하게 마련이나 이번엔 예외였다. 김 여사 특검법이 정국의 화두가 된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여사의 최근 공개 일정은 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귀국 때가 마지막으로, 그 이후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여사의 공개 행보를 자제할 정도로 민감해하지만, 특검법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입장은 분명하다. 전날 KBS에 나와 “총선을 겨냥해 흠집 내기를 위한 의도로 만든 법안이 아니냐는 생각을 확고하게 갖고 있다”고 밝힌 이관섭 정책실장의 말마따나 총선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관련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의 28일 특검법 강행 처리,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이미 상수”라고 전했다.
변수는 26일부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다. 특검법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분명한 기류가 한 전 장관의 운신 폭을 제한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여권에서 나온다. 민주당은 이미 ‘한동훈 비대위’에 대해 “김 여사 방탄을 위한 윤 대통령 아바타”라는 프레임을 짜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한 전 장관의 자율권은 99.9%로, 지금부터는 이른바 한동훈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등장 예고만으로 여론의 기대감을 끌어올린 한 전 장관이 주체적으로 해법을 모색할 것이란 얘기로, 특검법 강행 처리 직후부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전까지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선 김 여사와 관련한 여론이 이른바 ‘명품백 수수 사건’ 이후 악화했다는 점에서 관련 사안만 별개로 다루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는 중이라고 한다.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는 만큼 국민권익위원회가 이 사안을 조사하는 방식 등이다. 일각에선 검찰이 수사만 해놓고 기소나 불기소 관련 결론을 미루고 있는 김 여사 관련 사건을 적절한 시기에 매듭짓고 발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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