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감지' 애플워치 자동신고, 음주사고로 다친 3명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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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20대 운전혐의 입건
제주에서 음주 운전자가 몰던 자동차가 뒤집혔지만, 탑승자가 가진 스마트 워치(손목에 찬 스마트 기기) 자동 신고로 운전자 등 3명 모두 구조됐다.
25일 제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이브인 전날 오후 8시40분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던 A씨(20대)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전복됐다. 이 사고로 A씨와 동승자 등 3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조사 결과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 이상이었다.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한 뒤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사고 당시 탑승자 중 1명이 차고 있던 애플워치가 충격을 감지해 119에 긴급구조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소방본부 관계자는 "사고 직후 (한 탑승자) 아이폰에서 보낸 긴급구조 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하면서 경찰에도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14 시리즈와 애플워치에는 충격을 감지한 뒤 소유자가 총 20초간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자동으로 119에 긴급구조 요청을 보내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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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감지' 오작동 사례도…"기능 보완" 지적
실제로 인명을 구한 사례도 보고됐다. 지난 5월 13일엔 애플워치 긴급구조 요청 기능으로 20대가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날 오전 1시22분쯤 119상황실로 걸려온 긴급구조 요청 전화엔 "충격으로 사용자가 응급한 상황"이라는 자동 음성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제주시 이호테우해변 주차장 인근에서 앞범퍼가 부서진 A씨 차를 발견했다.
하지만 아이폰 '충돌 감지' 오작동 사례가 잇따르면서 기능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기만 해도 작동하거나 스키를 타다 넘어진 것을 충돌 사고로 오해해 '충돌 감지' 기능이 작동하는 식이다.
앞서 일본 총무성 소방청은 지난 2월 '스마트폰으로부터 자동으로 119 긴급전화를 발신하는 기능에 관한 주의 환기에 대해서'라는 공지를 게재했다. 구체적인 기종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근년 발매된 스마트폰에는 차가 심한 충격을 받았을 경우 차내 스마트폰이 충돌 사고를 검출하는 기능이 탑재'라며 아이폰14 시리즈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하쿠바무라 등 나가노현 5개 시정촌을 관할하는 북알프스 광역소방본부에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올해 1월 23일까지 919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이 중 134건이 '충돌 감지' 기능 관련 오작동이라고 한다. 기후현 구조시 소방본부에선 지난 1월 1일부터 같은 달 23일까지 접수한 351건 신고 중 '충돌 감지' 오작동으로 인한 신고가 135건 보고됐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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