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더 외로운 이웃 곁으로…밥과 사랑 나눈 교회들

김동규,장창일 2023. 12. 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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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이 소복이 쌓인 25일 성탄절 오후.

서울 영등포구 광야교회(임명희 목사) 광야홈리스복지센터에서는 곳곳에서 감사 인사가 오갔다.

노숙인들의 성탄절 점심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자원봉사자들은 라이트하우스서울숲교회(임형규 목사) 교인들이었다.

광야교회 노숙인사역 일일담당자인 공요한 서울숲교회 전도사는 "성탄절은 예수님이 태어난 기쁘고 복된 날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외로운 날이 될 수도 있다"며 "흩어지는 사명을 가진 크리스천이 소외계층과 개척교회를 돕는 건 마땅한 의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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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예수 탄생 되새기며 사랑 나눈다
서울숲교회·다일공동체·사랑의교회 등
소외계층 봉사, 전세피해자 향한 위로 등 펼쳐
라이트하우스서울숲교회 청년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광야홈리스복지센터에서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 급식을 전달하고 있다.

흰 눈이 소복이 쌓인 25일 성탄절 오후. 서울 영등포구 광야교회(임명희 목사) 광야홈리스복지센터에서는 곳곳에서 감사 인사가 오갔다.

“이렇게 봉사해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크리스마스날에 따뜻한 밥도 먹네.” 며칠째 거리를 배회했다는 정연훈(가명·40)씨는 이렇게 말하며 밥 한술을 떴다. 그러면서 “뜻깊은 성탄절을 맞아 교회분들의 친절한 도움을 받으니 너무 좋다”고 소감을 더했다.

노숙인들의 성탄절 점심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자원봉사자들은 라이트하우스서울숲교회(임형규 목사) 교인들이었다. 이날 자원봉사자 30여명은 노숙인 250여명에게 따뜻한 식사를 전했다. 이 교회는 서울과 경기권에 있는 특수시설과 개척교회를 찾아가는 ‘원 데이 아웃리치 크리스마스’ 행사를 마련했다.

광야교회 노숙인사역 일일담당자인 공요한 서울숲교회 전도사는 “성탄절은 예수님이 태어난 기쁘고 복된 날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외로운 날이 될 수도 있다”며 “흩어지는 사명을 가진 크리스천이 소외계층과 개척교회를 돕는 건 마땅한 의무”라고 설명했다.

라이트하우스서울숲교회 청년이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 급식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서울숲교회 교인들은 광야교회 외에도 서울대학교병원교회 심방과 라이트하우스강동 브릿지임팩트사역원, 라이트하우스일산천사의집 등 특수시설 4곳과 동두천참빛교회와 성남수정교회, 부천예수로사는교회 등 개척교회 3곳을 포함해 모두 7곳을 방문해 사랑을 전했다.

봉사에 동참한 110여명의 교인들은 현장에서 함께 성탄예배도 드리고 헌금도 했다. 임명희 목사는 “청년들이 찾아줘 고맙다. 성탄절에 우리 교인뿐 아니라 노숙인들에게도 선물이 됐다”고 인사했다.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한국교회의 사역은 식사 나눔부터 고난당한 이를 향한 위로와 온 가족이 함께하는 유아세례 행사까지 다양했다.

밥퍼나눔운동본부를 운영하는 다일공동체는 25일 서울 동대문구의 본부에서 ‘거리 성탄 예배’를 드렸다. 사진은 지난해 '거리 성탄 예배' 현장 모습. 다일공동체 제공

밥퍼나눔운동본부(밥퍼)를 운영하는 다일공동체(이사장 최일도 목사)는 이날 서울 동대문구의 본부에서 ‘거리 성탄 예배’를 드렸다. 다일공동체는 독거노인 등 어려운 형편의 이웃과 식사를 나누며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날을 기념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들을 위해 지역 종교계가 아픔을 나누기도 했다. 교회 목회자를 비롯한 대구의 종교인들은 대구 동성로 CGV 대구한일점 앞에서 ‘전세사기 피해주민들과의 동행-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성탄 예배’를 드렸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시아버지 고경수 목사가 시무하는 대구평화교회를 비롯해 대구누가교회(정금교 목사) 등 16개 교회 등이 성탄절 예배를 함께 드리며 상처받은 이웃의 마음을 보듬었다.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성탄 아침에 130명의 유아들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이날 세 차례에 걸쳐 ‘성탄 축하 온 가족 연합예배’를 드린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며 하나님의 언약과 은혜를 다음세대에 계승하자는 취지로 유아세례식을 마련했다.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가 25일 서울 서초구 교회 본당에서 유아 세례를 베풀고 있다. 사랑의교회 제공

오정현 목사는 부모의 품에 안겨 강단에 오른 어린아이들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기도를 하면서 세례를 베풀었다. 세례 수가 얼굴에 떨어지자 큰 소리로 우는 아이들부터 기도 중에도 신기해하며 이리 저리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형 화면에 비칠 때마다 교인들 만면에 큰 미소가 번졌다.

오 목사는 ‘예수님, 왜 이 땅에 오셨나’는 제목의 설교에서 “성탄절은 죄와 죽음을 이기신 예수님이 오신 날로 이 땅과 모든 세대가 행복한 날이 돼야 한다”며 “오늘 유아 세례식을 통해 우리 사회 저출산 분위기가 반전되고 생명 사랑 문화의 확산과 생명 존중의 성경적 가치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사진=김동규 장창일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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