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 축포 무산됐지만' 황희찬, 팬서비스 만점…"이런 축구 선수 흔치 않다"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프리미어리그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은 경기장 밖에서도 놀라운 팬서비스로 찬사를 받았다.
황희찬은 24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에 있는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홈경기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해 2-1 승리에 기여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울버햄튼은 6승4무8패, 승점 22로 3계단 상승한 11위에 위치했다. 승점 동률인 첼시는 10위를 유지했다.
경기에 앞서 양 팀 선발 명단이 공개됐다. 홈팀 울버햄튼은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부상으로 그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던 조세 사가 오랜만에 골문을 지켰다. 크레이그 도슨, 맥스 킬먼, 토티 고메스가 백3를 구성했다. 아이트 누리, 주앙 고메스, 마리오 르미나, 넬송 세메두가 중원을 형성했으며 황희찬은 파블로 사라비아, 마테우스 쿠냐와 함께 최전방 3톱으로 선발 출격했다.
원정팀 첼시는 4-2-3-1로 맞섰다. 조르제 페트로비치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수비는 말로 귀스토, 악셀 디사시, 티아구 실바, 리바이 콜윌이 맡았다. 레슬리 우고추쿠, 코너 갤러거가 허리를 받쳤으며 라힘 스털링, 콜 팔머, 니콜라 잭슨이 2선에 위치했다. 최전방 원톱은 아르만도 브로야가 맡았다.
황희찬이 선발로 나오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리그 17경기에 출전해 8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리그컵에서도 1골을 추가해 시즌 총 9골을 기록하고 있다. 만약 첼시전에서 한 골만 더 넣으면 시즌 10골 고지를 돌파한다.
2021/22시즌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으며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발을 들인 황희찬은 첫 시즌 리그 30경기에 출전해 5골1도움을 기록했다. 한국인 선수로는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 최다골 기록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엔 좋은 흐름이 이어질 때마다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리그 27경기에서 3골1도움에 그쳤다. FA컵 1골, 리그컵 2도움을 더해 시즌 총 4골3도움을 기록했지만 출전 시간은 명백하게 줄어들어 방출 대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면서 주포 라울 히메네스가 풀럼으로 떠난 후 생긴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주고 있다. 리그 8골을 넣은 황희찬은 첼시전에서 한 골을 추가하면 올리 왓킨스(애스턴빌라)와 함께 득점 순위 공동 6위에 위치하게 된다.
분위기는 좋다. 이번 시즌 좋은 할약을 보여준 황희찬은 최근 울버햄튼과 2028년 6월까지 장기 재계약을 체결했다. 2026년까지였던 기존 계약을 2년 더 늘렸다.
황희찬은 "이곳에 머물게 돼 정말 기쁘다. 팀 동료, 코칭스태프, 가족,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면서 "울버햄튼에 머물게 돼 정말 행복하다. 난 여기서 뛰는 것을 즐기고 있으며 삶과 축구를 비롯한 모든 것들을 즐기고 있다. 아주 좋은 팀원들, 선수들과 함께 있으며 모든 게 놀랍다. 계속 좋은 플레이를 하고 싶고, 모든 걸 바칠 준비가 됐다"라고 재계약 소감을 전했다.
재계약 후 첫 경기를 치른 황희찬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첼시 수비진을 괴롭혔다. 하지만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울버햄프턴은 후반 6분과 추가시간 48분 터진 르미나, 맷 도허티의 연속골로 후반 추가시간 51분 크리스토퍼 은쿤쿠가 만회골을 터뜨린 첼시를 2-1로 제압했다.
황희찬은 슈팅을 하나 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90분 간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성공률 67%(2/3), 가로채기 2회, 수비 액션 5회, 리커버리 1회, 피파울 1회 등 첼시를 상대로 위협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 황희찬의 활약은 경기장 밖에서도 있었다. 영국 언론 스탠다드 기자 니자르 킨셀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황희찬이 경기장 밖에서 팬서비스를 해주는 영상을 올렸다.
기자는 "황희찬이 몰리뉴 스타디움을 찾은 모든 한국 팬들을 위해 긴 시간을 보냈다. 놀랍다. 이번 시즌 뿐만 아니라 축구 선수가 팬들을 위해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라고 칭찬했다.
영상에서 몰리뉴 현지를 찾은 한국 축구 팬들이 황희찬에게 팬서비스를 받기 위해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팬들은 보안 요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황희찬에게 사진과 사인을 요청했고 황희찬은 열심히 이에 응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몰렸고 황희찬도 열심히 팬서비를 했다.
황희찬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 극장 결승 골로 단순히 축구 팬들을 넘어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고 있다. 한국의 원정 월드컵 두 번째 16강을 이끈 결승골을 넣은 그는 가파르게 인기가 상승했다.
더욱이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황희찬의 주가는 더욱 상승했다. 현재 리그 8골로 리그 득점 7위에 올랐고 팀 득점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황희찬은 2021년 여름 울버햄프턴 입단 이후 세 번째 시즌에 팀에 완벽히 적응하며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이에 구단도 지난 22일 황희찬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게약 기간은 무려 2028년 여름까지로 기존 2026년 계약에서 2년을 더 연장했다.
축구 선수들의 급여를 추산하는 '스포트랙'에 따르면, 현재 울버햄프턴 최고 연봉자는 468만 파운드(약 77억원)를 수령 중인 파블로 사라비아이다. 현재 주당 3만 파운드(약 5000만원)를 받고 있는 황희찬은 연봉으로 156만 파운드(약 26억원)를 수령 중이다.
황희찬이 사라비아와 같은 수준의 연봉을 받게 된다면 앞으로 현재 급여의 3배 가까운 금액을 수령하게 된다.
황희찬과 재계약을 체결한 후 맷 홉스 울버햄프턴 단장은 "황희찬이 도착한 후 항상 고통스러운 항해는 아니었지만 그는 언제나 클럽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라며 "이제 팬들은 그가 경기장에서 하는 일과 득점을 터트리는 것, 게리 오닐 감독의 팀에서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그가 경기장 안팎에서 하는 일은 감사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러한 결정은 항상 경기력이 지배하지만 황희찬은 클럽에 합류한 후 이 지역을 사랑하고, 팬들한테 갖고 있는 사랑을 볼 수 있다"라며 "이는 정말 잘 어울리고, 그와 더 긴 계약을 맺으면서 황희찬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선수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는 훌륭한 선수들이 콤튼 파크(울버햄프턴 훈련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가 무엇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라며 "우린 클럽을 재설정해 다시 전진하고 있으며, 선수들은 프로젝트의 일부가 되기를 원한다. 중요한 선수들이 미디어에서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칭찬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이는 진정한 헌신과 믿음을 보여준다"라며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황희찬한테 보여주는 것이고, 황희찬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가 계약에 서명을 하는 것을 통해 황희찬이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황희찬은 빅리그에서 입증된 경기력은 물론, 팬서비스 역시 훌륭히 해내며 경기장 안팎에서 스타 선수로써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편 첼시를 이긴 울버햄프턴은 오는 28일 목요일 오전 4시 30분 잉글랜드 브렌트퍼드에 있는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브렌트퍼드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사진=PA Wire/연합뉴스, 울버햄프턴, 니자르 킨셀라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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