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멤버 하차 '런닝맨', 그래도 기대하는 이유
[김상화 기자]
▲ SBS 예능 <런닝맨>의 한 장면. |
ⓒ SBS |
다행히 지석진은 빠른 시일 내 재정비 후 복귀를 약속한데다 이날 방영분에서 소개된 영상 통화로 크게 걱정하던 시청자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촬영 당일 또 다른 고정 출연자인 양세찬도 1주일 가량 무리를 하면 안되는 몸상태였기에 한창 때 같은 활기 넘치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또 다른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전소민 공백을 다양한 초대손님으로 채우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던 <런닝맨>으로선 역대 최소 고정 출연진만으로 한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 돌발 상황을 맞이했다. 확실한 캐릭터를 지닌 멤버들의 연이은 부재는 제작진의 위기 극복 능력을 시험대에 올리기에 이르렀다.
▲ SBS 예능 <런닝맨>의 한 장면. |
ⓒ SBS |
지석진의 부재, 양세찬의 컨디션 난조를 소개하면서 다소 가라 앉은 분위기로 출발한 <런닝맨>은 김동현의 등장과 더불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지석진과 영상 통화를 시도한 멤버들은 평소 녹화 때 처럼 깔끔하게 차려 입은 모습에 "회장님도 아니고 누가 집에서 저러고 있냐", "너무 설정했다" 등 반응으로 반갑게 맞이했다.
"김동현이 (고정) 자리 맡으려고 한다, 반고정 이야기 까지 나왔다는"는 농담에 위기감을 느낀 지석진은 "컨디션이 너무 확 돌아왔다. 기사를 접어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라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 정말 짧은 휴식만 할 거 같다. 잠깐만 기다려주면 왕코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공백기가 길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
▲ SBS 예능 <런닝맨>의 한 장면. |
ⓒ SBS |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옛말처럼 각각 확실한 캐릭터를 지닌 고정 출연자들이 연달아 자리를 비우면서 <런닝맨> 시청자들로선 새삼 그들의 지난 활약상을 그리워할 수 밖에 없었다. 예측 불허 예능감으로 확실한 웃음을 책임지던 전소민에 이어 초대손님에게 텃세 부리는 전무후무 캐릭터로 늘 프로그램 속 재미의 한축을 담당했던 지석진까지 사라지면서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항상 분위기 최고조에 달했던 <런닝맨> 특유의 활기가 한풀 꺾이고 말았다.
5명이라는 역대 최소 인원 구성으로 녹화를 진행하려다보니 항상 하하-양세찬과 티키타카급 활약을 펼쳤던 인물의 존재감이 새삼 그리워질 수 밖에 없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늘 한 자리를 확실하게 채워줬던 양세찬 마저 컨디션 난조로 인해 이날 방영분에선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다보니 사실상 고정멤버 4명만 정상 가동되는 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출연진과 초대손님들이 의기투합하면서 이번 성탄절 특집편 역시 무사히 방영을 끝마칠 수 있었다. 서로를 배신하는 <런닝맨> 특유의 성격이 어울어지면서 엄동설한 속 물 폭탄 맞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김동현, 투바투 등의 노고 속에 크리스마스 이브의 방송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 SBS 예능 <런닝맨>의 한 장면. |
ⓒ SBS |
최근 발표된 OTT 웨이브의 발표에 따르면 올 한해 가장 구독자들로 부터 사랑받은 예능 프로그램 1위는 4년 연속 <런닝맨>의 몫이었다. 이날 방송 시작과 더불어 해당 소식을 전달받은 멤버들은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이와 같은 조사 내용은 장수 예능의 관록, 시청률 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팬들의 여전한 성원에 힘입은 결과이기도 하다.
늘 그래왔지만 <런닝맨>의 2023년 역시 다사다난했다. 한해를 마무리 짓는 시점에서 단 5명의 멤버들만으로 촬영을 진행해야 하는 진귀한 상황도 맞이했다. 높아진 연령대로 인해 과거 마냥 체력적으로 힘쓰는 내용은 소화하기 어려워지면서 입담, 혹은 두뇌 싸움 중심의 흐름 변화도 목격되었다.
비록 단촐해진 인적 구성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현재로선 미지수지만 이에 아랑곳 없이 <런닝맨>은 내년에도 앞만 보고 달려주길 기대해본다. 몇개 안되는 버라이어티 예능의 자존심 같은 존재로서 숱한 역경도 이겨냈던 프로그램 아니던가. OTT 인기 1위 예능의 저력이 꼭 발휘되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인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700억 대작이라며... 허술함으로 실망 안긴 '경성크리처'
- 평범한 공무원이 품고 있던 혐오... 세기의 영화가 됐다
- 집 밖에 나가면 불안한 엄마, 오은영이 건넨 위로
- '1박2일' 팀, 12년 만에 단체 대상... KBS의 고육지책?
- 손예진-이은주-문근영을 '한 작품'에서 만났던 시절
- 군복-투구도 없이... 거란 40만 대군에 맞선 고려 비밀병기
- 아이 낳으라며 임신 모습은 '노란딱지'?... 뼈아픈 경고
- 신흥종교에 빠진 탈북민, 그녀는 왜 부활을 믿었을까
- '피튀기는' 조국 조롱도 영화가 되나요
-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