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 '현장점검'... 청주 눈썰매장 붕괴, 예고된 인재?

얇은 철골 구조물, 천장 얼음과 눈 무게 못 견딘 듯... 10대와 40대 등 3명 중경상

[충북인뉴스 김남균]

▲ 성탄절 하루 전인 24일, 충청북도 청주시가 조성한 ‘꿀잼왕국’ 겨울 눈썰매장 이동통로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 박진희 도의원 제공

이쯤되면 '꿀잼 왕국'이 아니라 '괴담 도시'란 표현이 맞지 않을까?

지난 7월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오송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진상도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한 번의 대형참사가 발생할 뻔했다.

성탄절 하루 전인 24일, 충청북도 청주시(시장 이범석, 국민의힘)가 지북동에 조성한  '꿀잼왕국' 겨울 눈썰매장 이동통로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0여명이 매몰됐고, 20대 여성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소방당국의 심폐소생술을 받고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0대인 B군은 비닐하우스 통로 위에 있던 두께 10~15㎝의 얼음더미에 깔려 중상을 입어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40대 남성 C씨(46)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눈썰매장은 지난 23일 개장했다.

청주시가 지북동 농업기술센터 6000㎡ 부지에 조성한 눈썰매장은 튜브 썰매를 타고 스피드를 느낄 수 있는 대형 썰매장과 미니 얼음썰매장, 소형썰매장, 회전썰매, 스윙카, 빙어잡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사고는 눈 썰매장 내 보행통로에서 발생했다. 보행통로는 얇은 금속성 파이프 구조에 비닐로 천장을 덮어 만들었다. 사고 당시 보행통로 비닐 천장 위에는 두께 10~15㎝ 정도의 눈과 얼음이 덮여 있었다. 얇은 철골 구조물이 비닐 천장 위에 쌓인 얼음과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추정된다. 

예고된 인재, 안전진단도 무용지물

앞서 지난 20일 청주시 감사관실은 외부전문가 11명과 함께 '시민감사관과 함께하는 꿀잼왕국 눈썰매장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당시 청주시가 제공한 사진을 보면, 부실하게 조성된 보행통로 천장에는 사고 당시와 마찬가지로 눈과 얼음이 덮여 있었다. 현장점검까지 실시했음에도 사고를 방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의아함을 자아내게 한다. 

청주시는 사고가 나자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당초 내년 2월 18일까지 운영하기로 돼 있던 해당 눈썰매장을 임시 폐장했다. 행정안전부는 눈썰매장 등 다중밀집시설의 적절취약구조물 긴급점검 실시를 각 기관에 요청했다.

한편 청주시는 이범석 시장 취임 이후 역점사업으로 '꿀잼도시'를 표방하며 각종 행사와 놀이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또 올해 청주시 10대 사업성과에 눈썰매장을 포함해 발표하기도 했다.
 

▲ 무너진 '꿀잼왕국' 눈썰매장 보행통로 ⓒ 박진희 도의원

 

▲ ‘무너진 꿀잼왕국’ 눈썰매장 보행통로 붕괴현장 ⓒ 박진희 도의원

 

▲ ‘무너진 꿀잼왕국’ 눈썰매장 보행통로 붕괴현장 ⓒ 박진희 도의원

 

▲ ‘무너진 꿀잼왕국’ 눈썰매장 보행통로 붕괴현장 ⓒ 박진희 도의원

 

▲ 개장 전 눈썰매장 보행통로 전경 ⓒ 독자 제공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