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 감독 잡은 수원FC, '코리안 메시' 이승우가 변수다

이준목 2023. 12. 25. 11: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적설 수면 위로 떠오르며 그 거취에 이목 쏠려

[이준목 기자]

극적으로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한 수원FC가 'U-20 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 김은중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낙점한 가운데, 팀의 에이스 이승우는 또다시 이적설이 불거지면서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수원FC는 올시즌 8승 9무 21패(승점 33)로 11위를 기록했다. 꼴찌로 2부리그에 다이렉트 강등당한 지역 라이벌 수원 삼성과 같은 승점이었으나 다득점에서 간신히 앞섰다. 승강플레이오프에서는 부산 아이파크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으로 역전성을 거두며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김도균 감독은 수원FC의 잔류가 확정된후 자진사임했다. 2019년 수원FC의 지휘봉을 잡은 지 4년 만이었다. 김 감독은 이후 K리그 서울 이랜드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다.

적임자의 등장

수원FC는 구단의 5대 사령탑으로 '샤프' 김은중 전 U-20 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대전-제주-서울-강원 등을 거치며 2010년에는 K리그 MVP까지 수상하는 등 한 시대를 풍미한 공격수로 활약했다. 은퇴후에는 지도자로 대전하나시티즌, AFC튀비즈(벨기에), 대한민국 U-23 대표팀 코치로 활동했다. 2022년부터는 청소년대표팀 사령탑으로 첫 감독 경력을 맡아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U-20 월드컵을 마친 뒤 대한축구협회(KFA)와 계약이 종료된 김은중 감독은 최근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연구그룹(TSG) 위원으로 활동해왔다. 수원FC는 지난 U-20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김은중 감독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며 팀의 변화와 반등을 이끌 적임자로 낙점했다. 김 감독은 튀비즈(벨기에)에서 감독대행을 잠시 맡은 적은 있으나 K리그에 정식으로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은중 감독은 과거 선수 시절 K리그 팬들에게는 공격수로서 날카로운 득점력과 침투력으로 인해 '샤프'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졌다.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 대전하나시티즌 플레잉코치로 시작해 AFC튀비즈, 대한민국 U-23 대표팀 코치로 부임하는 등 연령별 국가대표팀과 프로팀 모두에서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김은중 감독의 취임과 더불어 다음 시즌 수원FC의 전력구상에서 중요한 변수는 에이스 이승우의 거취다. 유럽에서 활약하다가 2022시즌부터 수원FC의 유니폼을 입은 이승우는 첫 시즌 14골, 2023시즌 10골을 기록하며 2년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팀내 최다득점이었다.

그런데 이승우는 최근 돌연 김도균 감독이 지휘봉을 잡게된 서울 이랜드로의 이적설이 보도되며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최순호 수원 FC 단장은 구단간의 정식 논의가 없이 일방적으로 나온 이야기라고 선을 그으며 "상도에 어긋난 일"이라고 불쾌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승우는 이미 지난 시즌부터 수차례 이적설에 휘말린 바 있다. 그동안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하츠 오브 미들로시안, 이탈리아 세리에 A 승격팀 프로시노네 칼초, 이강인의 친정팀인 RCD 마요르카 등 여러 유럽팀들이 이승우에게 관심을 보였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이승우는 고심 끝에 팀에 남았다. 외국인 선수 라스가 음주운전으로 퇴출된 이후에는 사실상 에이스로 고군분투하며 수원FC가 1부리그에 잔류하는데 기여했다.

이승우의 선택은?

어린 시절의 이승우는 유럽의 축구명문 바르셀로나FC 유스 출신으로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유망주로 평가받았지만, 정작 성인 무대에서는 여러 리그와 팀을 전전하고도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부침을 겪었다.

꾸준한 출전기회가 보장되는 K리그에 돌아온 이후 이승우는 경기력을 회복했고 두 시즌에 걸쳐 성인 무대에서의 풀타임 시즌을 완주하며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개성넘치는 세리머니 퍼포먼스와 입담으로 스타성을 발휘하여 K리그1의 인기몰이에도 기여했다.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문제를 해결했고, 나이도 어느덧 20대 중반을 향해가는 이승우로서는, 다시 한번 유럽 재도전을 고려해볼 적기다. 최근 K리그에서 조규성-오현규-양현준 등 이승우와 비슷한 나이의 선수들이 잇달아 유럽진출에 성공했다는 점도 국내무대에서 이들에 뒤지지않는 활약을 보였던 이승우에게는 희망적인 요소다.

다만 이승우는 유럽무대에서는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고, K리그에서도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 변수다. 특히 지난 15일 KBS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이승우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랜드는 비록 2부리그팀이지만 국내 최고 수준인 20억에 이르는 몸값을 이승우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에는 수원FC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이승우를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김도균 감독의 존재도 있다.

이승우가 유럽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지난해 조규성과 전북 현대의 사례처럼 일단 잔류 후 6개월 뒤 여름 이적시장을 노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올시즌 강등 위기를 겪었던 수원FC로서는 아무런 준비 없이 에이스를 떠나보내는 것은 쉽지않은 결정이다.

이승우의 거취는 김은중 감독의 다음 시즌 전력구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로 감독 경험이 처음인 김은중 감독으로서는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핵심선수의 유출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김은중 감독과 마찬가지로 연령대별 대표팀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프로 사령탑까지 정정용 김천상무 감독, 최진철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청소년팀과 성인 프로팀의 차이를 절감하여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했다.

또한 공격수 출신의 김은중 감독은 최근 한 유투브 채널에서 자신의 전술과 축구철학을 설명하면서 "내 전술에서는 2선이 핵심이다. 침투능력과 득점력이 뛰어난 공격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바 있다. 현재 수원FC의 선수구성에서 김은중 감독이 추구하는 에이스 롤에 가장 어울릴 만한 선수는 역시 이승우다. 축구팬들이 K리그에서 주목받는 초보 감독과 핫한 신세대 스타의 조합이 어떤 시너지효과를 낼지 궁금해하는 이유다.

수원 삼성이 2부로 내려간 올시즌, 수원FC가 진정한 수원의 주인으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김은중 감독의 첫 프로 사령탑 도전과 이승우의 거취 여부는 다음 시즌 수원FC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