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만에 최악 부진' 맨유 주식 25% 인수한 英억만장자 누구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분 25%를 영국의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가 인수했다. 93년 만에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맨유 인수전에서 승리한 ‘로컬 보이’ 랫클리프는 구단의 변화를 약속했다.
2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글레이저 가문이 보유한 맨유의 주식 25%를 ‘오랜 팬’인 랫클리프가 취득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또 랫클리프가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 3억 달러(약 3909억원)를 별도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랫클리프는 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의 창립자이자 회장으로, 이네오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외 리그 구단의 지분도 보유해 운영한 경험이 있다.
맨유 이사회는 구단의 축구 운영 관리에 대한 책임을 이네오스에 위임할 전망이다. 현재 EPL 당국 등의 거래 승인 등의 절차를 남겨둔 상태다.
이번 인수로 이네오스는 카타르 이슬라믹은행(QIB)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사니 회장, 헤지펀드 등과의 맨유 인수 경쟁에서 승리했다. 앞서 맨유는 2005년 미국 스포츠 재벌인 말콤 글레이저에게 인수된 뒤 2017년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자식들이 공동 구단주를 맡아 운영해 왔다. 그러나 2013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은퇴 이후 기대했던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글레이저 가문 퇴진 여론이 떠올랐고, 글레이저 가문은 지난해 11월 “클럽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대안을 찾기로 했다”면서 사실상 매각을 선언했다.
8위 맨유, 93년 만의 부진…변화 오나
잉글랜드 그레이터맨체스터주 페일스워스 출생인 랫클리프는 “‘로컬 보이’이자 클럽의 평생 후원자로서 계약에 합의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클럽은 상업적 성공으로 최고 수준의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자금을 늘 확보하고 있었지만, 최근엔 이런 잠재력이 완전히 발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맨유는 23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지며 올 시즌 공식전에서 11승 2무 13패를 기록 중이다. 맨유가 크리스마스 이전에 13패 이상을 당한 것은 1930년 이후 93년 만이다. EPL에서는 9승 1무 8패로 8위를 기록 중이다.
랫클리프는 “이네오스 스포츠 그룹의 경험과 전문성, 재능으로 클럽이 더 나아지도록 돕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금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공통된 야망은 분명하다”며 “우리는 모두 맨유가 잉글랜드, 유럽, 세계 축구의 정상에 오르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랫클리프는 2017년 스위스 프로축구 로잔 스포르를 인수했고, 2019년엔 이네오스를 통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니스의 지분을 매입한 구단주다.
랫클리프는 글레이저 가문이 보유한 맨유의 클래스B 주식 25%, 클래스A 주식의 최대 25%를 인수하게 되며, 글레이저 가문과 클래스A 주주는 동일하게 주당 33달러를 받는다. 맨유 이사회는 지분 25%를 랫클리프에 13억 파운드(약 2조1516억원)에 매각하는 안을 표결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맨유의 가치는 54억 달러(약 7조362억원)로 평가됐는데, 당초 예상인 60억 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인수전에 참여했던 자심 QIB 회장은 50억 파운드에 맨유 전 지분을 인수하려 했으나, 글레이저 가문이 더 큰 액수를 요구하면서 경에서 빠졌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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