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주-임찬규 잔류, '크리스마스 선물'도 두둑했다
[양형석 기자]
함덕주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LG로부터 FA계약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LG트윈스 구단은 2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좌완 함덕주와 계약기간 4년, 총액 38억원(계약금 6억+연봉14억+인센티브18억)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LG는 총액의 47%에 해당하는 18억 원을 인센티브로 포함시키며 '안전장치'를 걸었다. 함덕주는 계약 후 "올해가 가기 전에 계약을 마칠 수 있어 마음이 가볍다. 앞으로도 아프지 않고 꾸준한 모습으로 LG가 계속 강 팀이 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함덕주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총액 38억 원의 조건으로 LG와 FA계약을 체결했다. |
ⓒ LG 트윈스 |
부활한 함덕주, LG불펜 중심 될까
LG는 지난 2021년 3월 두산 베어스에게 양석환과 남호를 내주고 두산으로부터 함덕주와 채지선을 영입했다. 좀처럼 트레이드를 하지 않기로 유명한 '잠실라이벌' LG와 두산이 2008년 이후 13년 만에 단행한 트레이드였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두산팬들은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함덕주는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는 두산의 핵심 좌완인 데 비해 양석환은 군전역 후 1루에서도 3루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도 되지 않아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바뀌고 말았다. 양석환이 두산 유니폼을 입은 후 2년 동안 48홈런147타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간판타자로 자리매김한 것에 비해 함덕주는 부상으로 고전하면서 2년 동안 29경기에서 1승2패1홀드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실패한 트레이드의 유물(?)'로 남아있던 함덕주는 이적 3년째가 되던 올해 지난 2년 간의 부진을 말끔히 씻는 맹활약을 선보였다.
올 시즌 57경기에 등판하며 LG의 핵심 셋업맨으로 활약한 함덕주는 4승4세이브 평균자책점1.62의 성적으로 27세이브를 기록했던 2018년을 능가하는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8월 말 휴식차원에서 1군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팔꿈치 염증으로 정규시즌을 조기 종료했던 것이 유일한 아쉬움. 하지만 함덕주는 한국시리즈에서 복귀해 2차전 승리투수가 되는 등 4경기 3.1이닝1실점으로 LG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은 함덕주는 상대적으로 보상선수에 대한 부담이 적은 B등급 FA로 분류됐다. 지난 11월30일에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LG 이적 후 두 시즌 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해주지 못한 함덕주는 타 구단에서 과감한 영입시도를 하지 못했고 결국 4년 총액 38억 원의 조건에 LG 잔류를 선택했다. 함덕주 입장에서도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선택이었다.
LG는 지난 11월22일 좌완 최성훈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로, 27일에는 LG 유니폼을 입고 120개의 홀드를 기록했던 진해수가 트레이드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김윤식을 전문 선발요원이라고 하면 이제 LG블펜에서 확실한 '1군용 좌완'으로 분류할 수 있는 선수는 함덕주와 이우찬 정도 밖에 없다. 그리고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통해 FA계약을 체결한 함덕주는 앞으로 4년 동안 LG 불펜의 중심으로 활약해야 한다.
2023 최고 토종 투수, 내년엔 이닝소화 미션
어린 시절부터 LG를 응원했던 '엘린이' 출신으로 유명한 임찬규는 2011년 프로입단 당시 3억 원의 많은 계약금을 받았고 루키 시즌부터 1군에서 9승7세이브를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에 올랐던 특급 유망주였다. 루키 시즌 이후 주로 선발투수로 활약한 임찬규는 2018년과 2020년 선발투수로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임찬규는 작년 6승을 따내고도 'FA재수'를 선택했다.
사실 임찬규는 야구팬들로부터 꾸준한 성적을 인정받지 못했던 대표적인 투수 중 한 명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임찬규는 루키 시즌에 9승7세이브를 기록한 후 2년 연속 시즌 1승에 그치며 팬들을 실망시켰다. 2018년 11승을 올린 후에도 2019년 3승에 그쳤고 2020년 다시 10승 투수로 올라선 후엔 2021년 극심한 불운 속에 1승8패(평균자책점3.87)에 머물렀다. 해마다 어떤 성적을 올릴지 모르는 투수는 야구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작년 6승11패5.04의 성적을 기록했던 임찬규는 올해도 김윤식,이민호,강효종 등 후배들에 밀려 염경엽 감독이 구상한 선발로테이션에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 시즌 12승을 따냈던 이민호가 단 한 경기 만에 팔꿈치 통증으로 선발진에서 이탈했고 롱맨으로 활약하던 임찬규가 그 자리를 이어 받았다. 그리고 4월 중순 시즌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선발진에서 이탈하지 않았다.
올 시즌 30경기(26선발)에 등판한 임찬규는 14승3패1홀드3.42의 성적으로 다승 3위, 국내 투수 중에서는 다승 1위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선발로 등판해 3.2이닝1실점을 기록하며 승패없이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LG가 우승하면서 임찬규도 프로 데뷔 13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임찬규는 지난 8일 은퇴선수협회에서 주최하는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투수상을 받으며 올 시즌 최고의 토종선발임을 재확인했다.
임찬규는 올 시즌 26경기에서 14승 평균자책점3.42를 기록했지만 퀄리티스타트는 7회에 불과했다. 고영표(kt위즈)가 21회,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17회, 박세웅(롯데)이 16회, 곽빈(두산)이 13회인 것을 고려하면 임찬규는 좋은 투구내용에 비해 이닝소화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는 뜻이다. 많은 이닝소화는 내년부터 '50억 FA투수'이자 LG의 토종에이스로 시즌을 시작해야 하는 임찬규에게 주어진 중요한 미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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