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2023-방산] 전차처럼 달린다…K-방산 수출 고공행진

정진주 2023. 12.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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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중심 K-방산, 수출에 방점 찍고 글로벌 시장 진출
올해 수출액 지난해比 감소…시장다변화로 질적 성장
저렴한 가격, 빠른 공급 속도, 안정적 공급망 등 강점

올해 국내 방산 업계는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가며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잇따른 전쟁 발발로 전세계적으로 군사력 증강에 나서면서 K-방산이 호황기를 맞았다. 내수 비중이 높았던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이 올라가면서 ‘수출 효자’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내년 역시 견조한 무기 수요에 따라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양은 줄었지만, 실속 차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내수에 의존하고 있던 K-방산은 수출에 방점을 찍고 그 비중을 넓혀가고 있다. 내수 중심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지만, 수출은 성장잠재력이 더 높아져서다. 전쟁 등 영향으로 전세계적으로 국방 예산 증액을 하고 있는 상황이 K-방산에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K-방산은 올해 2년 연속 세계 ‘톱10’ 방산 수출국 대열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방산 수출계약 체결액은 130억~140억 달러(약 17조~18조원)로 잠정 집계됐다.

당초 목표한 금액인 2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지난해(173억 달러) 규모를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수출 시장의 다변화로 성장모멘텀을 확보하며 질적인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출 대상국은 지난해 4개국(아랍에미리트·이집트, 폴란드, 필리핀)에서 12개국으로, 수출 무기체계도 6개에서 12개로 늘었다.

특히 호주, 중동 국가 등 방산 시장의 핵심 국가들에 진출했다는 점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 초 신형 장갑차 ‘레드백’을 호주에 공급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 국내용이 아닌 호주군에 맞춤으로 개발했는데 이는 국내 방산 기업 중 처음으로 수출용 무기체계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요구하는 호주에서 방산 업계 강자인 독일, 미국 등 업체들을 제치고 따낸 수주이기에 K-방산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와 4조원대 ‘천궁-Ⅱ’ 지대공 요격체계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는 단일 무기 수출로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추가 수주를 노리며 수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이런 수출 시장 다변화로 지난해 폴란드가 전체 방산 수출액에서 72%가량 차지했지만 올해는 폴란드 외 지역 비중이 약 68%대까지 늘었다.

K-방산에 주목한 이유

천궁 포대 작전요원들이 천궁-2 발사대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지난 10월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전쟁도 벌어지면서 무기 수요가 확대됐다. 늘어난 수요만큼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던 가운데 K-방산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K-방산은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공급한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기존 무기를 많이 생산하던 유럽 국가들은 친환경, 평화체제 구축 등 이유로 줄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계속 북한과 대치 상태이기에 생산량을 조절하지 않고 꾸준히 무기를 첨단화하며 다량 생산해왔다. 이로써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규모의 경제로 가격도 저렴해졌다.

여기에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유지했던 것이 공급망이 많이 망가진 유럽의 상황과 맞아떨어져 K-방산의 수요가 늘어났다.

남은 과제는

한화그룹 부스 내 전시된 레드백 모형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앞으로는 가장 중요한 방산 파트너로 꼽히는 폴란드와의 수주가 과제로 남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등 국내 방산 업체들은 지난해 체결한 1차 계약에 이어 올해 상반기 2차 계약을 통해 K-9 자주포와 K-2 전차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융정책 등 문제로 2차 이행 계약이 늦어지고 있다. 올해 수출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한 것도 폴란드와의 계약이 지연된 탓이 크다.

폴란드 정권 교체도 난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K-방산은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지만, 폴란드 정권이 바뀌면서 다시 관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2차 수출 계약이 축소되거나 아예 무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제시되고 있다.

신규 시장 발굴도 도전 과제다. K-방산은 한번도 수주한 적 없는 방산 최대 시장 미국까지 겨냥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최근 미국 로봇 제조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을 인수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정부의 차세대 장거리 자주포 사업에 참여하며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KAI도 미 공군의 전술훈련기 도입 사업 수주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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