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입맛 충족시키는 편안함…현대차 ‘더 뉴 투싼’[면허 1년차 시승기]

정진주 2023. 12. 25.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투박하고 세련되지 않은 외관 디자인
직관적 설계로 사용이 쉬운 편의사양
개소세·풀옵션 기준 3815만원부터
더 뉴 투싼.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나도 어쩔 수 없는 토종이구나’. 현대자동차 ‘더 뉴 투싼’을 운전하는 내내 스스로의 국적을 선연하게 느꼈다. 애국심이 아닌 ‘입맛’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갈 때 으레 ‘먼 곳에 왔으니 새로운 음식만 먹을 거야’하는 호기로운 각오로 떠난다. 하지만 이국적인 음식들이 아무리 맛있어도 하루 이틀이다. 종국엔 자신도 모르게 비상식량으로 챙겨온 컵라면에 손을 대게 된다. 컵라면에 얼굴을 파묻고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을 한입 마시면 속이 개운하고 편안해진다.

마치 해외에서 먹는 컵라면 같은 더 뉴 투싼이 3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익숙하고 편안함을 선사하는 더 뉴 투싼을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3박4일 동안 300km가량 시승했다.

더 뉴 투싼 측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더 뉴 투싼의 첫인상은 부정적 의미로 익숙했다. 김장철 흔히 보는 불그죽죽한 고무 대야와 같은 외장색이라 ‘다라이(대야의 일본식 표현) 레드’로 부르고 싶었다.

전면부에는 ‘파라메트릭 주얼 히든 램프’라는 날개가 달려있다. 헤드라이트를 세로로 쌓아 하얀 깃털을 가진 날개를 표현했다.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면서도 앙증맞은 길이감은 큰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날개 사이의 복잡한 선들이 그어진 라디에이터 그릴도 투박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더 뉴 투싼 앞좌석.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여러모로 ‘세련됨’과는 거리가 있는 외관에 기대감은 확연히 줄었었다.

하지만 차 문을 열고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한 순간부터 외관 디자인의 아쉬움은 시원하게 날아갔다. 우락부락한 인상과 준중형 SUV 덩치에 맞지 않게 가볍고 부드럽게 나아갔다.

더 뉴 투싼 디스플레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이 차의 장점으로 하나만 꼽으라 한다면 단연코 직관적인 편의사양이다. 짧은 운전경력에, 짧은 시승시간으로 신차를 타기 때문에 시승 초반에는 기능을 사용하는데 헤매는 경우가 많았다. 한 수입차 시승 때는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따로 시간 내서 공부까지 해야겠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

더 뉴 투싼은 별도의 설명을 듣지 않았는데도 몇 년간 몰았던 자차처럼 바로 적응됐다. 요즘에는 신차라면 대부분 편의사양이 잘돼있지만, 현대차는 한국이 IT 강국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줄 정도다.

더 뉴 투싼 뒷좌석.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아무리 고성능의 편의사양이라 하더라고 활용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운전 중에는 다방면으로 신경 쓸 것이 많은데 그 와중에 디스플레이에서 몇 번의 탭을 더 눌러야하거나 작동법이 생소하면 집중력이 흐려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더 뉴 투싼의 헤드업디스플레이, 계기판은 필요한 정보가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 한눈에 인식 가능하다. 시선의 이동이 최소화되니 차 내부가 아닌 바깥 상황에 신경 쓸 여유도 생겼다. 그렇다 보니 동승자로부터 평소보다 운전이 더 능숙해졌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더 뉴 투싼 파노라마 썬루프.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또 컬럼식 기어로 비워진 자리를 무선 충전기가 채운 것도 마음에 들었다. 보통 자동차 안의 무선 충전은 정중앙 대시보드 아래 깊숙이 위치한 경우가 많지만, 더 뉴 투싼은 콘솔박스 앞에 있어 편리했다.

같은 기능을 두고 타 모델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기술력 차이를 체감한 부분은 차간거리조절 기능이었다. 따로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할 수 있어서 차가 막힐 때 애용하는 기능이다.

더 뉴 투싼 어라운드뷰.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아무래도 사람이 아니다 보니 기계처럼 딱딱하게 움직이고 안전벨트가 당겨질 정도로 거칠게 속도를 줄이는 차종이 더러 있었다. 더 뉴 투싼은 능숙한 인간 운전자처럼 부드럽게 주행해 차가 막히는 상황에서도 피로감이 덜했다.

다만, 경사가 심한 지하주차장에서 나올 때마다 울컥거리면서 올라가 당혹스러웠다. 초보운전자여도 이제는 내리막길이 어려우면 어려웠지 오르막길에서는 문제를 겪은 적이 없었는데 자존심이 상했다.

더 뉴 투싼 트렁크.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나중에 알아보니 더 뉴 투싼에 탑재된 자동과 수동의 중간으로 볼 수 있는 7단 DCT 변속기 때문이었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 힘을 발휘하면서 약간의 울컥거림이 있을 수 있는데 미숙한 운전실력과 시너지효과(?)가 나서 더 심하게 느껴진 것이다.

시승차는 더 뉴 투싼 가솔린 1.6 터보(2WD) 풀옵션 모델로 ▲인스퍼레이션 트림(3439만원) ▲빌트인캠2 증강현실 내비게이션(45만원) ▲파노라마선루프(109만원) ▲파킹어시스트Ⅲ(가솔린)(83만원) ▲BOSE 프리미엄 사운드(59만원) ▲퀼팅 천연가죽 시트(35만원) ▲19인치 알로이 휠·미쉐린타이어(45만원) ▲외장컬러 유·무광(무광 시20만원) 옵션이 적용됐다.

최종 가격은 개별소비세 5% 기준 3815만원~3835만원 정도다.

더 뉴 투싼파노라마 썬루프.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타깃

-궁극의 편안함을 맛 보고 싶다면

-길이 막혀 시속 20km로 출퇴근하는 당신

▲주의할 점

-편안함을 택하면 외모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 진리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