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에겐 너무 벅찬 소원"…美 부모 난감하게한 '성탄 선물'
" "메리 스위프트마스(Merry Swiftmas). 산타 할아버지, 테일러 스위프트 '굿즈(goods)' 주세요~" " 미국·캐나다 등 북미에서 인기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어린이 팬들이 이처럼 올해 성탄절 선물로 스위프트 관련 상품을 사달라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북미 지역 아이들이 산타에게 받고 싶은 선물 목록에 '테일러 스위프트 제품'을 적으면서 산타를 대신해 상품을 구하기 위한 부모들의 분투가 벌어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자원봉사 단체인 '진짜 수염 난 산타 형제회'의 일원으로 활동 중인 팀 마쉬는 올해 성탄절을 앞두고 10대 소녀들로부터 "스위프트 공연 표를 달라"는 요청을 무수히 받았다. 그는 WSJ에 "스위프트 공연 표를 구하는 건 너무나 큰 꿈이라 이뤄주기 어렵다"고 안타까운 실상을 토로했다.
이 어려운 일에 성공한 이도 있다. 캐나다인 레슬리 피츠제럴드는 WSJ에 "9살 딸에게 '공연 표가 매진되어서 못 구했다'고 거짓말을 해놨다"며 "사실은 운 좋게 이미 구매에 성공했다. 성탄절 당일에 깜짝 선물로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성탄절 선물 목록에는 공연 표부터 티셔츠, 레코드판 등 '스위프트 굿즈'가 무더기로 올랐다.
부모가 자녀에게 선물을 사주다가 덩달아 팬이 된 경우도 있다. 미네소타주에 사는 케니 자코스키는 WSJ와 인터뷰에서 "10살 난 딸이 '올해 성탄절에 테일러 스위프트 제품 주세요'라고 적은 뒤 밑줄까지 그어 강조했다"며 "딸이 스위프트를 좋아한 덕분에 그걸 화제로 딸과 유대감도 형성하게 됐고, 나도 '스위프티(스위프트 팬)'가 됐다"고 밝혔다.
5만원 가방 매진…앨범 매출 4배 급증
실제로 굿즈 매출은 폭증세다. 지난달 스위프트 전용 상품을 파는 웹스토어에 성탄절 관련 상품들이 올라온 뒤, 지난달 웹 접속자 수는 최근 5년래 최고치를 찍었다.
5달러(약 6500원)짜리 스티커, 얼굴이 그려진 25달러(약 3만2500원)짜리 촛불 등이 불티나게 팔렸고, 37달러(약 5만원)짜리 '메리 스위프트마스' 가방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해당 웹스토어가 올해 1억5000만~3억 달러(약 1954억원~3909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성탄절이 낀 4분기에만 5000만~1억3000만 달러(약 650억원~1693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성탄절을 앞두고 스위프트의 앨범 판매도 급증했다. 미국 빌보드 데이터 관리업체(루미네이트 데이터)에 따르면 올 4분기 스위프트의 주간 앨범 매출은 연초 대비 4배 늘었다.
올해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해였다. 특히 올해 열린 전 세계 콘서트 투어인 '에라스 투어'는 사상 최초로 단일 공연으로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콘서트 참석자들이 호텔 숙박, 굿즈 구매 등에 돈을 아끼지 않은 덕분이었다. 에라스 투어의 총 경제적 영향은 100억 달러(약 13조원)로 추산됐다. 이에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WSJ는 "내년에 열릴 전 세계 티켓 예약 판매에서 테일러 스위프트가 1위를 차지했다"며 당분간 스위프트 신드롬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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