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전용대 (15) 국내 최초 복음성가 콘서트… 공연장엔 박수와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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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선교단' '사랑의 하모니'에서의 사역은 내가 큰 도전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나보다 대중성 높은 연예인들과 한 무대에서 콘서트를 열고, 그 열매로 신앙을 알게 되는 사람들을 보는 건 상상 이상의 기쁨이었다.
"연예인이 복음성가 가수와 같냐." "복음성가 가수가 하는 단독 콘서트에 누가 얼마나 가겠어." 이런 얘길 들으며 마음이 위축될 법도 한데 희한하게 오히려 용기가 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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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생소해 망설이다 올리기로 결정
‘믿음의 선교단’ ‘사랑의 하모니’에서의 사역은 내가 큰 도전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나보다 대중성 높은 연예인들과 한 무대에서 콘서트를 열고, 그 열매로 신앙을 알게 되는 사람들을 보는 건 상상 이상의 기쁨이었다.
‘나도 언젠가 저 무대와 같이 단독 콘서트를 열어야지!’ 마음속에 품은 비전을 사람들에게 말할 때면 응원보다는 핀잔이 앞섰다. “연예인이 복음성가 가수와 같냐.” “복음성가 가수가 하는 단독 콘서트에 누가 얼마나 가겠어.” 이런 얘길 들으며 마음이 위축될 법도 한데 희한하게 오히려 용기가 샘솟았다. 기독교 문화가 세상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강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로 시도하기로 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유관순기념관을 사용하기로 예약을 해두고 게스트 선정에 나섰다. 어느 날 한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특별한 은혜가 있는 팀인데 한번 연락해 보면 어때?” 그 팀은 국내 최초의 선교발레단인 ‘조승미 발레단’이었다. 발레가 생소했던 터라 처음엔 마음이 망설여졌지만 조승미 교수님과 말씀을 나누며 발레단과 함께 올리는 무대에 대한 기대가 솟아올랐다.
재정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주변의 여러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음향과 조명을 준비했다. 산 하나를 넘으니 또 다른 산이 나타났다. 가장 큰 산은 역시 홍보였다. 아무리 잘 차려진 잔칫집도 손님이 없으면 무슨 소용인가. 그동안 집회를 다니며 알게 된 모든 인맥을 총동원해야 했다.
콘서트 당일. 대기실에 있는 동안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국내 최초의 복음성가 콘서트가 열리는 날이 비웃음과 조롱거리로 역사에 남게 할 순 없었다. ‘기도로 준비하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이제 남은 건 기도뿐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니 절로 기도가 나왔다. 하나님께 이 공간이 꽉 차게 해 달라고 목청껏 기도했다. 그리고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이 하나님만을 위해 한마음으로 함께하기를 바랐다.
무대에 올라 객석을 바라봤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선 내 기도에 응답해주셨다. 거짓말처럼 2400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이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날 콘서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조승미 발레단 순서였다. 사실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반신반의했다. 아름다운 춤으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기대됐지만 1980년대 우리 국민들에게 발레는 여전히 생소했다.
아니나 다를까 발레단이 무대에 올라서자 객석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복음성가 콘서트를 찾은 관객의 시선에선 발레단 의상이 다소 점잖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조승미 발레단은 기도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팀이었다. 그날 발레단의 주제는 천지창조였다. 하나님께서 이 땅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창조하셨지만, 그 인간이 선악과를 따 먹는 죄를 지었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그 죄를 씻어 주셨다는 내용을 표현한 공연이었다.
나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관객석을 바라봤다. 처음엔 웅성거리던 관객들이 점점 공연에 빨려 들어가는 게 보였다. 중반을 넘어서자 곳곳에 눈물짓는 관객도 보였다. 무대를 마친 공연장엔 박수와 환호가 가득했다. 마치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영광의 박수 세례 같았다.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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