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벗하실래요?”… 시니어데이팅앱으로 친구 찾는 5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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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구 한 레스토랑에서 성탄절을 앞두고 단체미팅이 열렸다.
부인과 5년 전 사별했다는 한 60대 남성 이용자는 "이렇게 사람과 가까이서 말해 본 지가 너무 오래됐다. 은퇴하고 나선 세상에 홀로 있는 느낌이었다. 사회와 관계가 단절됐었다"고 했다.
또 다른 여성 이용자도 "출장 가는 길에 창밖을 보는데 풍경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문자를 보낼 사람이 단 한명도 없더라. 이런 걸 같이 나눌 말벗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글퍼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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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중 6명이 ‘5060’… 80대도 가입
같이 먹고 대화하며 답답함 탈출
재혼도 늘어… 개방된 노년사회 방증
최근 서울 강남구 한 레스토랑에서 성탄절을 앞두고 단체미팅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결혼을 앞둔 20~30대가 아닌 50~60대였다. 장년의 남녀 12명이 와인 잔을 부딪치며 담소를 나눴다. 어색했던 처음 분위기는 좋아하는 트로트 가수 얘기가 나오며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이후 자녀 얘기, 그간 혼자였던 얘기 등으로 자연스럽게 주제가 넘어갔다.
60대 중반의 윤미희(가명)씨는 약속 시간보다 먼저 장소에 도착했다. 올해도 예년과 같이 홀로 연말을 보내려다 용기를 냈다. 10년 전 남편과 사별한 그는 홀로 아이를 키우며 바쁘게 살아왔다. 강산이 변했지만, 문득문득 찾아오는 외로움은 익숙해지지 않았다. 설렘이라는 단어는 잊은 지 오래라고 했다. 윤씨는 “앞으로 남은 생을 어떻게 살지 고민하다 나왔다”며 “새로운 인연을 만날 생각에 설렜다. 오랜 만에 생기가 돌았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를 홀로 보내고 싶지 않은 건 젊은세대만이 아니다. 싱글인 장년, 홀로된 노년 등도 마찬가지다. 과거보다 노후를 더 젊고 건강하게 살게 되면서 다시 반쪽을 찾아 나서는 비율도 늘고 있다.
새로운 만남을 가질 기회가 없었던 이들은 ‘데이팅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윤씨도 그 중 한명이었다. 그는 “말벗이 필요했는데, 사실 우리 나이 때가 되면 새로 만나고 할 기회가 없다”며 “앱을 통해서 만났는데, 난 지금까지 놀아보지를 못해서 이렇게 여럿이 어울려서 노는 거 자체가 즐겁다”고 했다.
24일 5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시니어 데이팅 앱 ‘시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비스 출시 이후 가입자 수는 1년 만에 2만명을 돌파했다. 이용자 중 56%가 50대다. 60대도 41%나 된다. 70대도 3% 정도고, 최고령 이용자는 86세다.
부인과 5년 전 사별했다는 한 60대 남성 이용자는 “이렇게 사람과 가까이서 말해 본 지가 너무 오래됐다. 은퇴하고 나선 세상에 홀로 있는 느낌이었다. 사회와 관계가 단절됐었다”고 했다. 또 다른 여성 이용자도 “출장 가는 길에 창밖을 보는데 풍경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문자를 보낼 사람이 단 한명도 없더라. 이런 걸 같이 나눌 말벗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글퍼졌다”고 했다.
노인복지 연구를 해온 김기영 중앙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는 “이혼, 사별, 자녀의 자립을 경험한 장년, 노년들은 어느 순간 자신의 인간관계 대부분이 직장이나 자녀 위주라는 사실을 깨닫고 사회적 연결을 회복하고 싶어 한다. 데이트 앱이 그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이들에게 새로운 만남은 사회적 관계 회복과 정신 건강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런 흐름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남성의 재혼 건수는 남성 3290건, 여성 2018건이다. 비율로는 전년보다 남성 4.3%, 여성은 8.5% 증가했다. 전체 재혼 건수에서 같은 기간 남성은 0.5% 증가, 여성은 오히려 1.7%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김 교수는 “노년의 재혼율 증가는 사람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면서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 더 개방적으로 됐음을 보여준다”며 “1인가구 중 고령층의 비중도 커지고 있어 점점 이분들이 중심이 된 커뮤니티도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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