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X마스, 수도권 10㎝ 눈 온다
서울이 8년 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눈이 쌓인 데 이어 25일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소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전해졌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통상 성탄절 당일에 적설량이 기록될 정도의 눈이 내릴 때를 말한다. 서울을 기준으로 1991년 이후 총 열 번으로, 확률상으로는 31% 정도다. 최근 10년 동안에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딱 한 번이었다. 2015년 크리스마스에 서울에 0.2㎝의 눈이 쌓였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적설량이 기록되면 8년 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는 셈이다.
특히 25일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눈 소식이 있다. 24일 밤부터 내린 눈은 25일 아침까지 수도권과 충청 북부를 중심으로 더 강하게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과 인천, 경기 남부 지역에는 이미 24일 밤 기준으로 대설 예비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예상 적설량은 서울·인천이 2~7㎝, 경기 남부는 10㎝ 이상이다. 충남 북부와 충북 중·북부에도 2~7㎝의 눈이 내려 쌓일 전망이다. 임보영 기상청 예보관은 “북쪽 한기의 지원을 받으면서 눈구름대가 강하게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눈을 거의 볼 수 없는 부산에도 오랜만에 눈이 내렸다. 24일 부산시 구덕산 중턱에 있는 기상청 레이더 기지에서는 1.2㎝의 적설량이 측정됐다. 부산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이 내린 건 1999년 이후 처음이다. 부산 시민들은 SNS에 인증사진을 올리며 24년 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브를 만끽했다.
덕유산과 내장산 등 전국의 국립공원은 대설주의보 해제와 함께 24일 탐방로를 정상 개방해 설경을 감상하려는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5일 기온은 전날보다 더 올라 야외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기에는 춥지 않은 날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 오전에는 영하 3도까지 기온이 떨어졌다가 한낮에는 영상 2도로 오르는 등 평년 수준의 기온 분포를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 등으로 서울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최근 한파로 인해 관련 질환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의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전국에서 한랭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누적 110명에 달했다. 추정 사망자도 1명 나왔다. 지난 18일 강원도 영월군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90대 남성 A씨의 사인이 저체온증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가장 대표적 한랭질환은 저체온증으로, 올해 발생한 한랭질환자 110명 중 89명이 저체온증에 해당됐다. 저체온증은 몸속 장기나 근육의 체온이 35도 미만으로 떨어지는 상태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몸이 떨리면서 말투가 어눌해지고 기억상실, 졸림 등 의식이 저하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재희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저체온증이 오면 빨리 119에 신고해야 한다. 병원에 오기 전까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의식이 명료할 경우 달고 따듯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는 심장이나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발생하는 심뇌혈관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한파에는 과음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술을 마시면 신체에 열이 올랐다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지만 추위를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천권필·남수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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