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1000만…한국 영화의 봄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개봉 3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투자·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24일 ‘서울의 봄’이 이날 오전 0시 누적 관객 1006만533명(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마동석 액션 영화 ‘범죄도시3’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역대 31번째 천만 흥행작이다.
‘서울의 봄’은 1979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12·12 군사반란을 상업영화 최초로 다룬 작품이다. 반란군 주동자 전두광을 연기한 황정민은 ‘국제시장’(2014), ‘베테랑’(2015)에 이어 천만 영화 세 편의 주인공이 됐다. 진압군 이태신 장군을 연기한 정우성은 ‘구미호’(1994)로 데뷔한 지 30년 만에 처음 천만 배우가 됐다. 김성수 감독도 ‘서울의 봄’으로 역대 최고령(62세) 천만 감독 타이틀을 얻었다.
이순신 3부작 최종편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가 20일 개봉하며 ‘서울의 봄’의 28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장기 집권은 끝났다. 그래도 개봉 5주 차인 영화가 하루 30만(23일) 관객을 동원하는 사례는 드물다. ‘서울의 봄’은 비수기인 11월 개봉해 개봉 4일 차 100만, 14일 차 500만, 27일 차 900만을 돌파했다. ‘노량’이 개봉 당일 점유율 1위(51.1%), ‘서울의 봄’이 2위(23.9%)였지만, 23일 좌석판매율(총 배정 좌석 대비 판매율)은 오히려 ‘서울의 봄’(46.9%)이 ‘노량’(38.2%)을 앞섰다. 다음 달 디즈니 애니메이션 ‘위시’, 할리우드 대작 ‘웡카’ 등이 개봉해도 흥행이 지속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서울의 봄’ 흥행 비결로 첫손에 꼽히는 건 탄탄한 만듦새다. 복잡한 군 대치 상황을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긴장감 넘치게 그려냈다. 주연 황정민·정우성부터 특별출연의 정만식·정해인 등 모든 배우의 열연도 크게 일조했다. CGV 예매 앱에는 “연기가 리얼해서 캐릭터들이 무서웠다” “폰 보는 사람, 떠드는 사람을 개의치 않고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등의 관람평이 올랐다.
흥행 주축으로 2030 관객이 꼽힌다. 현대사를 잘 몰랐던 이들이 관련 영화까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으로 찾아보는 관람 문화도 흥행에 한몫했다. 메가박스 예매 앱에선 “(‘서울의 봄’이) ‘남산의 부장들’(2020), ‘택시운전사’(2017) 사이를 이어주는 미드퀄 같다”는 관람평이 눈에 띄었다. 다만, ‘변호인’(2013), ‘화려한 휴가’(2007), ‘택시운전사’ 등 기존 현대사 소재 영화가 소시민의 아픔을 공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작은 시대적 부조리를 내부자 캐릭터 간 대결 구도로 다뤘다.
‘서울의 봄’은 코로나19로 침체했던 극장가에서 속편이 아닌 영화로 흥행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성탄 연휴 초입인 23일 ‘노량’ ‘서울의 봄’ 등의 선전으로 하루 전국 관객 수가 100만9139명이었다. 하루 100만 관객을 넘긴 건 ‘오펜하이머’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이 선전한 8월 15일 이후 131일 만이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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