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서해 다시 지킨다
2010년 3월 26일 북한 어뢰에 피격당한 천안함이 최신형 호위함으로 부활해 다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임무 수행을 시작했다.
해군은 신형 천안함이 해군 2함대사령부에 작전 배치됐다고 23일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지난 5월 전투함정으로 인도된 새 천안함은 7개월 동안 ▶함정성능 확인 ▶작전수행능력 평가 ▶전투력 종합평가 등 3단계의 전력화 과정을 거친 뒤 작전배치 적합 판정을 받았다. 군 관계자는 “지난 19일과 20일 작전배치 최종 검증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종합전투훈련에서 적의 동시다발적이고 복합적인 도발 상황을 상정해 24시간 동안 밤낮 구분 없이 연속해 전투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새 천안함은 2800t급 호위함으로 옛 천안함(1000t급)보다 함급이 한 단계 올라갔다. 크기는 길이 122m, 폭 14m, 높이 35m이며 최고속력 30노트(시속 55㎞)에 해상작전헬기 1대를 탑재할 수 있다. 2020년 6월 17일 건조가 시작돼 2021년 11월 진수에 이어 지난 5월 해군에서 취역식을 가졌다. 옛 천안함보다 몸집이 커졌을 뿐 아니라 무장 성능 역시 대폭 강화됐다는 게 해군의 설명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원점 타격 능력이다. 옛 천안함이 상대 함정을 상대하는 하푼 대함 미사일 정도를 탑재했지만 새 천안함은 한국형수직발사체계(KVLS)로 발사하는 전술함대지유도탄과 단거리함대공유도탄 등을 갖췄다. 적 잠수함을 지휘하는 육상 시설과 공중 전력도 함정에서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對)잠수함전 능력도 향상됐다. 옛 천안함에는 없었던 예인선배열음탐기(TASS)가 탑재돼 원거리에서도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다.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와 적이 발사한 어뢰를 기만하는 어뢰음향대항체계(TACM)도 장착했다. 또 엔진엔 가스터빈과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혼합형) 추진체계가 적용됐다. 소음을 줄여 대잠수함 작전 때 은밀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해군이 함정에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적극 도입 건 옛 천안함 피격이 계기가 됐다.
이날 열린 입항행사에서 승조원들은 천안함 46용사 추모비를 참배하면서 새 천안함과 서해수호의 의지를 다짐했다. 한규철 천안함장(중령)은 “천안함 총원은 천안함 46용사의 희생과 애국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오늘 2함대에 입항했다. 철저한 전투준비와 실전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필승의 전투준비태세를 갖춰 서해에서 적이 도발하면 즉각적으로 강하게 끝까지 응징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옛 천안함에 이어 신형 천안함에서도 승조원으로 근무하는 류지욱 중사는 “13년 전 완벽한 서해수호를 위해 다짐했던 순간을 가슴에 담고 적이 도발하면 반드시 응징해 전우들의 명예를 사수하겠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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