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불멍 하며 커피 한잔…가전매장이 달라졌다

박해리 2023. 12. 2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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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Z세대 경험공간 ‘그라운드220’에 마련된 맥주를 시음하는 홈브루 코너. 이날 준비한 맥주가 오후 1시가 되기전에 모두 소진됐다.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베스트샵 양평220점. 1층은 가전 양판점이지만 2층에는 전혀 다른 공간 ‘그라운드220’이 약 1000㎡(300평) 규모로 펼쳐졌다. 2층에 들어서자 빔프로젝터로 한쪽 벽면에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전경을 가득 채운 카페가 나왔다. 이곳에선 휴대용 모니터 속 벽난로 영상으로 ‘불멍’하는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었다.

그라운드220은 LG전자가 Z세대(1990년 이후 출생자)를 위해 마련한 경험 공간이다. 이 회사 CX(고객경험)센터 관계자는 “20대 초반 대학생 자문단이 ‘결혼 앞둔 예비부부도 아닌데, 베스트샵에 가서 기기를 체험할 일이 거의 없다’고 의견 낸 걸 보고, 이번 공간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미래 고객을 확보하려면 젊은 세대 팬덤을 형성해야 한다는 데 회사 내 공감대가 넓다”고 말했다.

그라운드220에선 Z세대가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LG 제품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 다양한 강좌도 진행되는데 이날은 명상과 요가 클래스가 진행됐다. 가장 인기있는 코너는 수제 맥주를 집에서 직접 만들 수 있는 홈 브루였다.

삼성전자도 젊은 세대와 접점이 될만한 공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서울 강남 한복판에 ‘삼성 강남’을 열며 “젊은 세대들을 위한 ‘놀스팟’(체험형 놀이공간)으로 누가 와도 화장실을 자유롭게 쓸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만남형 공간으로 자리 잡겠다”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라, 오프라인 경험에 대한 동경이 있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으면 만족감이 높다”며 “20대 때의 소비 태도가 평생의 소비를 결정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에, 이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건 브랜드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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