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에 흔들리지 않을 인물"…한동훈, 공관위원장 누구 선택할까

김민석 2023. 12.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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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공관위원회' 출범 마지노선 내년 1월 10일
김병준·김한길·인요한 등 공관위원장에 물망
당내선 "검찰·친윤에 영향 받지 않는 분" 주장
정치권선 "정치경력 있는 원로급 와야" 목소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게 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누구를 낙점할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관위원장 선임이 내년 총선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첫 척도가 될 수 있는 만큼 어떤 인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한 전 장관의 당 운영 방향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당내와 정치권에선 앞선 두 차례의 총선에서 공관위원장이 당대표와 갈등을 빚어 참패한 전력이 있는 만큼 계파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물이 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4일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 선거일인 4월 10일의 90일 전인 내년 1월 10일까지 공천관리위원회를 꾸리고 공관위원장을 임명해야 한다. 공관위원장의 임명권은 오는 29일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할 한 전 장관이 갖게 된다.

현재 정치권과 당 안팎에선 자천·타천으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안대희 전 대법관,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이 공관위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우선 당내에선 검찰 출신 인사는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장관이 모두 검찰 출신인 만큼 국민 여론을 의식해서라도 같은 조직에 속했던 인물에게 공천권을 맡겨선 안 된다는 주장에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야권에서 벌써부터 '검찰 하나회' 같은 프레임을 세게 걸고 있는데 검찰 출신에게 공관위원장 같은 요직을 맡기는 건 총선을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검찰 출신인 안 전 대법관과 정 전 총장은 리스트에서 빠져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국민의힘 당원이나 현역 의원들이 한 위원장에게 기대하는 건 당내 계파나 검찰 중심 인사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공관위를 꾸리는 것"이라며 "공관위원장으로 누구를 영입하느냐가 한 위원장 본인의 실력을 보여주고 앞으로의 좌표를 보여줄 수 있는 결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출신 인사를 제외하면 가장 강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건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김한길 통합위원장,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 3인이다. 김황식 전 총리 역시 판사 출신인 만큼 같은 이유에서 고려되지 않아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내와 정치권에선 한 전 장관이 공관위원장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계파'를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계파는 친윤(親尹) 인사와 검찰 출신과 연관이 없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대통령과 비대위원장이 모두 검사 출신인 만큼 설령 실력과 인품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검찰 출신은 공관위원장 후보에서 배제하는 것이 국민 정서나 선거 전략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상병 평론가도 "아무래도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격의 없는 소통이 가능한 인물일 것이고 그런 만큼 의견이 비슷한 부분도 많을 것"이라며 "그러면 공관위원장은 그 둘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계파가 전혀 없는 인물을 외부에서 모셔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 조건으로 정치적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이 꼽힌다. 한 전 장관에게 정치적 경험이 사실상 전무하다보니 공관위원장은 그 부족한 정무적인 판단을 조력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당내 일각에선 원내외 중진의원 출신들도 하마평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기왕 중진 용퇴론이 나온 만큼 정무감각이 탁월하신 분이 공천을 포기하고 공관위원장을 맡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는 있다"며 "현실화 될 수만 있다면 세대교체에 대한 메시지를 주기엔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 원장도 "한 위원장 자체가 이미 소신파에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선점하고 소비해버렸기 때문에 공관위원장은 정무적이고 정치 경험이 풍부한 원로급 정치인이 와서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좋은 그림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지막 조건으론 비대위원장을 맡을 한 전 장관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을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점이 꼽힌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 정국에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 사이에서 벌어진 사천(私薦) 논란과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이한구 전 공관위원장 사이의 갈등으로 총선에서 참패했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누가 공관위원장이 되더라도 윤심이나 한 위원장을 배제하고 독자적인 권한을 막강하게 휘두를 순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공관위원장은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해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여당과 같은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분이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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