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산타 할아버지" 40년간 '성탄 편지'에 답장 쓴 獨우체국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40년째 산타클로스를 대신해 아이들에게 답장을 해주고 있는 독일 한 마을 우체국의 이야기가 알려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독일 동부 작은 마을 힘멜포르트에 위치한 한 우체국을 소개했다. 이 우체국은 올해까지 40년 동안 매년 산타 앞으로 편지를 보내는 아이들에게 꼬박꼬박 답장을 해주고 있다.
이들의 편지는 옛 동독 시절인 198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우체국 직원 코넬리아 마츠케(64)는 어린이 2명이 힘멜포르트의 산타클로스 앞으로 보낸 편지를 받았다. 편지를 그냥 버릴 수 없었던 마츠케는 산타를 대신해 ‘천사’ 명의로 답장을 보냈고 이후 소문이 퍼지면서 더 많은 편지들이 우체국으로 들어왔다. 마츠케와 동료들은 12월이 되면 약 75장 정도의 편지에 직접 답장했다.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산타를 찾는 편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크리스마스 기간 매일 수천 통의 편지가 몰려들자 1995년 우체국 측은 지원 인력 2명을 고용했다. 오늘날 이 우체국은 미국 등 세계 60개국에서 쏟아지는 30만 통 이상의 편지를 20명의 인력이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체국 직원들은 11월 중순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민 방에 앉아 아이들이 크리스마스이브 오후까지 답장을 받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편지를 쓴다. 편지 양이 폭증하면서 이전과 달리 손편지를 쓰진 못하지만 주소 만큼은 꼭 손으로 직접 쓴다.
우체국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아이들의 편지에 담긴 소원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왔다. 시시각각 변하는 최신 기기를 선물해달라는 소원부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할아버지·할머니를 보고싶다는 바람도 많았다.
다만 변치 않는 소원들도 있었는데 지난해엔 가족의 건강, 세계 평화, 화이트 크리스마스, 인형이나 자동차 선물을 바라는 편지가 많았다고 우체국은 전했다.
현재 우체국에서 ‘수석 천사’(Chief Angel)로 일하는 마츠케는 이 일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며 “이게 어떻게 됐는지 놀랍다. 모든 아이들은 답장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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