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현대 “조 단위는 우습다”…불황 모르는 서울 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12월 21일, 강남점의 누적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단일 점포 기준으로 연 매출이 3조원을 넘긴 백화점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영국 해러즈 런던,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에서 3조원을 넘긴 매장은 신세계 강남점이 처음이다.
신세계 측은 탄탄한 VIP 고객이 받치는 가운데 2030세대와 외국인 고객이 늘어나며 매출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 비중은 절반(49.9%)에 달해 신세계의 다른 매장 평균(35.3%)보다 월등히 높았다. 국내 최다 수준인 100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럭셔리 브랜드 매장을 대거 갖추는 등 상품 기획 역량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국내 명품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세 브랜드(에·루·샤)를 모두 갖춘 매장은 국내에 흔치 않다. 고소득 가구가 밀집한 강남에 위치한 덕에 엔데믹 이후 가전과 가구 매출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도 강남점만은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1조9343억원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2021년 남성 해외 패션 전문관을 개장하고 2022년에는 여성, 식품, 뷰티 상품군을 차례로 리뉴얼하는 등 본점 위상에 걸맞는 ‘고급화’에 힘쓴 효과다.
외국인 관광객 효과도 톡톡히 봤다. 마뗑킴, 앤더슨벨과 같은 글로벌 인기 K패션 유치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지난해 대비 4배가량 증가했다.
잠실점은 2022년부터 백화점, 에비뉴엘, 롯데월드몰이 시너지를 내며 약 5만평 규모의 국내 최대 쇼핑타운으로 재탄생했다. 지난해 2조5982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에비뉴엘 잠실점의 경우 3대 럭셔리 브랜드인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과 롤렉스 매장이 나란히 1층에 위치해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한다. 올해 에비뉴엘 잠실점은 단일 명품관 기준 국내 최초로 1조원을 달성할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3월에는 최고급 수요를 공략하는 럭셔리 브랜드 전용 팝업 공간인 ‘더 크라운’을 기존 지하 1층에 조성했다. 보테가 베네타를 시작으로 루이비통, 끌로에, IWC, 티파니 등 최고급 브랜드의 상품과 트렌드를 선도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롯데 측은 2024년 잠실점 매출이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본다.
외국인 집객에는 자연 친화적인 인테리어와 넓은 휴게 공간 등 백화점 틀을 깨는 파격적인 공간 구성에 외국인의 관심이 높은 K-컬처를 집대성한 전략이 주효했다. 올해에만 더현대 서울에선 BTS(3월), 르세라핌(5월), 아이브(6월), ITZY(8월), 블랙핑크(9월) 등 최정상 아이돌 그룹 관련 팝업스토어가 꾸준히 열렸다.
유일한 약점으로 지목받던 ‘객단가’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12월 핵심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루이비통’이 더현대 서울에 입점했다. 명품 없이 매출 1조원을 넘긴 만큼, 단가가 높은 명품 브랜드가 추가로 입점하면 매출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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