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자치구도 디지털 혁신… 서초구 사례 벤치마킹 문의 쇄도
민원서식 작성에 QR코드 활용
“국제적으로도 좋은 평가 받아”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리플, 에이다, 솔라나…. 수천개가 넘는 암호화폐 중 서울의 한 자치구가 발행한 코인도 있다. 서초구청장이 발행하는 ‘서초코인’이다. 서초구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암호화폐를 개발, 올해 1월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행정에 처음 도입했다. 디지털 혁신 기술을 행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마트 도시’ 정책의 모범 사례다.
서초코인 ‘채굴’ 방법은 탄소중립 실천과 사회적 약자보호, 재능기부다. 서초구 내에는 카페, 세탁소, 정육점 등 약 300곳의 ‘탄소제로샵’이 지정돼 있는데, 이곳에 종이쇼핑백, 옷걸이, 아이스팩, 투명페트병 등의 물품을 가져다주는 주민은 코인을 적립할 수 있다. 탄소제로샵 지정 세탁소에 깨끗한 옷걸이 10개를 가져다주면 1코인을, 노인종합복지관과 여성가족플라자에 투명 페트병 10개를 가져다주면 또 1코인을 적립 받는 식이다.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를 발굴하는 ‘서초누비단’으로 활동하면 최대 10코인을, 사진 촬영기술을 갖고 있거나 미용 기술을 갖고 있는 이들이 저소득층에게 재능을 기부하는 경우에도 1시간 활동 시 1코인을 적립할 수 있다.
서초코인 활용은 간단하다. 서초코인 앱에서 QR코드를 스캔해 코인을 적립·사용하는 방식이다. 1코인당 100원으로 환산되는 서초코인은 탄소제로샵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다. 자치회관, 서초구립노인종합복지관 등 28곳의 공공시설에서 수강료, 시설 이용료, 식당 사용료를 결제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 기부도 가능하다.
올해 이 사업은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 9월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행정대상’을 수상했다. 서초구는 지난 11월 세계 4대 국제 환경상인 ‘그린애플어워즈’에서 서초코인으로 우수 기관상도 탔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지난 1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3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SCEWC)’에 참가해 서초코인의 활용도와 우수성을 홍보하기도 했다.
현재 서초코인 회원수는 지난 8월 기준 3000명, 발행 코인수는 약 4만 코인이다. 서초구는 내년까지 회원수를 2만명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서초구는 디지털 기술을 행정 영역과도 접목했다. 서초구청의 원스톱 민원실 ‘OK민원센터’는 지난 7월 QR코드를 민원서식 작성에 도입했다. 민원인이 민원센터를 방문해 대기 시간 동안 스마트폰으로 민원 서류를 작성하면, 이는 QR코드로 변환돼 민원 담당자에게 자동 전송된다. 담당자가 스캔리더기로 QR코드를 찍으면 작성된 서류를 바로 PC로 확인할 수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업무처리 시간이 50% 단축되는 효과를 거뒀다. 30곳 이상의 지자체에서 벤치마킹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내년까지 QR코드로 처리할 수 있는 민원 서식을 77종에서 199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OK민원센터는 ‘스마트 통합순번 대기시스템’도 마련해 대형 모니터로 민원인들에게 대기 순번을 알려주며, 민원인은 카카오톡으로 본인의 대기 번호를 알 수 있다.
서초구의 스마트 도시 사업은 국내외 여러 기관의 인정을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1월 ‘디지털 지방정부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서초구에 최우수상을 수여했다. 서초구는 이달 영국표준협회(BSI)로부터 현재 전국 지자체 중 최고 등급인 ‘4레벨’로 스마트도시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전성수 구청장은 “서초구의 다양한 스마트 도시 사업이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스마트기 술을 행정 서비스 전반에 접목해 주민들이 일상에서 안전하고 편리한 삶을 누리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재를 경쟁력 갖춘 AI 산업 구심점으로 만들 것”
서초구는 양재·우면동 일대에 '양재 AI 미래융합혁신지구'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 글로벌 AI 산업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양재·우면동 일대에는 삼성전자·LG전자·KT 등의 R&D센터가 위치해 있다. AI 우수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서울AI허브(옛 AI양재허브)'도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서울AI허브에는 AI 관련 스타트업 90여 곳이 입주 중이다. 또 2020년 개관한 AI교육센터, 내년 개관 예정인 AI지원센터, 2025년 준공 예정인 강남데이터센터 등 AI 관련 시설도 풍부하다.
내년에는 카이스트 AI 대학원 양재 산학캠퍼스가 AI지원센터로 이전하고, 2028년에는 양곡도매시장 부지에 AI기업, 대학, 연구소가 집적된 'AI서울테크시티'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서울AI허브와 연계해 서울대 산학협력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AI 선도 기관에서 다양한 AI 인재양성 과정도 운영 중이다.
인근 양재1·2동 지역에는 AI·ICT관련 중소기업 350여 곳이 입주해 있다. 이곳은 2021년 서울시가 ICT 특정개발진흥지구(93만㎡) 대상지로 선정했으며, 서초구는 현재 ICT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을 위한 진흥계획을 수립 중이다.
또 서울시는 '양재일대 AI특구 지정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서초구는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중소기업벤처부 컨설팅, 주민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에 중기부에 AI특구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전성수(사진) 서초구청장은 "AI특구와 ICT특정개발진흥지구가 완성되면, 이 일대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4차 산업 중심도시'로 거듭날 것"이라며 "저는 이러한 인프라를 잘 꿰고 엮어 양재를 유능한 인재와 기업·연구소가 모여드는 경쟁력 있는 AI 산업의 구심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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