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안 부럽다…500대 기업이 앞다퉈 쓰는 이 기업 [바이 아메리카]

김종학 2023. 12. 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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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전 세계 산업을 뒤집어 놓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가장 처음 고객 관리에 접목해 상용화 한 회사.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일찍 클라우드서비스어를 도입하고 애플보다 앞서 앱스토어를 시작했고, 클라우드라는 개념조차 없을 때 소비자를 겨냥한 앱, 서비스를 깊고 넓게 파고 들어가서 아예 티커 명칭까지 CRM인 회사, 세일즈 포스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 금문교로도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지만 또 하나의 볼거리가 실리콘밸리 최고층 건물인 세일즈포스타워입니다. 이곳에서 올해 9월에 열렸던 행사에서 자신들이 이미 개발해 둔 아인슈타인AI에 챗GPT를 적용한 아인슈타인GPT를 공개하고 AI를 접목한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우위를 확인한 회사죠. 빅테크에 가려져 있지만 알짜인 회사 사업구조 덕분에 올해만 벌써 98% 주가가 뛰었습니다. 일반인은 잘 모른다는 이 회사 정체가 뭘까요?

흔히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하면 아마존의 AWS,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를 떠올리지만 이걸 제공하는 SaaS의 선구자(Trailblazer) 바로 창업자인 마크 베니오프입니다. 마크 베니오프는 1999년, 인터넷 초창기인 그 시대에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으로 제공하려는 구상을 시작한 겁니다.

마크 베니오프는 1964년생으로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에서 오래 살았던 유대계 출신입니다. 베니오프는 80년대초 고등학생 시절에 앱 개발, 게임 개발을 시작했고, 애플 인턴을 거쳐,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BMS) 최강자였던 오라클에 입사하며 기록을 쓰게 되죠. 당시의 '올해의 신입'으로 3년 만에 최연소 부사장까지 거쳤고, 이후 13년간 래리 엘리슨의 오른팔이었던 사람이에요.

이 노하우로 기업들만 상대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상해 창업했는데 초기 월 65달러 구독료에 '소프트웨어는 끝났다'라고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자극적인 마케팅으로 2004년 뉴욕증시에 CRM 티커로 상장까지 성공해 지금 30위권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죠.

또 세일즈포스는 앱 스토어의 개념에 처음 주목했는데 2005년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코딩할줄 몰라도 그냥 플랫폼 위에 응용 프로그램을 바꿔가며 설치할 수 있는 앱 익스체인지라는 장터를 세계 처음 시작했습니다.애플 아이폰이 2007년에 나왔으니까 말 다한 거죠. 스티브 잡스에게도 노하우를 많이 배웠던 베니오프는 앱스토어닷컴 주소를 사두었다가 나중에 선물해줬다는 일화도 있을 정도니까요.

그럼 고객관계관리, CRM이 대체 뭐기에 이 시장 하나만으로 이렇게 거대한 기업이 되었을까요?

지난해까지 공급망 때문에 기업들 생산 늦어지고 가격 오르고 난리였죠. 자재 관리와 재고 관리, 사람은 어디에 쓰는지 비용과 관련되어 있다보니까 이걸 한 눈에 보여주는 소프트웨어는 필수입니다. 이와 함께 누구에게 팔아야 할지, 누가 만족했고 어떤 불만 사항을 해결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적은 재고에 적시에 잘 팔리는 물건을 생산하는 것도 가능할 겁니다.

세일즈포스가 하는 CRM이 바로 이런 기능을 담아 고객관리에 목마른 기업들에게 판매하는 겁니다. 올해부터는 오픈AI가 선보인 생성형 인공지능을 자체 소프트웨어와 연계해 아인슈타인 플랫폼까지 공개했죠. 인공지능으로 고객에 맞춘 이메일 발송, 민원 대응, 적시에 할인 쿠폰을 발송하는 것 등이 다 가능합니다.

만일 이런 소프트웨어를 기업들이 직접 구매해야 한다면 일일이 설치하고 교체하는 번거로움과 비용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무엇보다 가장 민감한 고객, 대부분 기업끼리 거래일텐데 이걸 완벽하게 암호화하고 간편하게 구독만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기술이 바로 세일즈포스의 서비스들입니다. 아마존, 도요타, LG, 롯데 등 한국 대기업들도 세일즈포스를 이용할 만큼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365와 함께 생산성 소프트웨어 최강이라 해도 될 정도입니다.

세일즈포스가 클라우드로 소프트웨어만 제공하는 기업이었다면 이 정도 덩치는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세일즈포스는 2020년 사내 메신저인 슬랙(한화 31조원)를 비롯해 인포그래픽 기술을 보유했던 타블로(19조원), 뮬소프트(8조) 등 끊임없이 인수합병하고 알짜 회사들을 레고처럼 조립해 나갑니다. 기업용 사내메신저, 한눈에 보기 편한 시각화앱, 서버에 소프트웨어 구현을 도와주는 서비스, 인공지능 스타트업들까지 CRM 서비스에 붙여 굵은 줄기를 엮어가는 중인 겁니다.

"인공지능(AI)은 신뢰의 혁명이자 고객의 혁명이 될 것이다" 세일즈포스 마크 베니오프는 올해 드림포스에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아인슈타임1플랫폼, 코파일럿 빌더로 민감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면서 인공지능 모델을 최적화하는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는 자신감이지. 거짓 정보를 마치 사실인 듯 환각 현상을 보이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한 신뢰도 높은 정보, 예측 가능한 데이터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회사라는 거죠.

올해 대대적인 비용절감으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고, 다음 회계연도에 매출 타겟 500억 달러, 연평균 성장률 17%를 제시하면서 월가에서도 여전히 낙관적 전망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 월가 투자은행 32개 전망 가운데 19곳은 매수, 12개월 평균 목표주가는 12월 중순 기준 272달러선입니다. 의견을 제시한 JP모건, 제프리스 등 대체로 낙관적 전망이지만 파이버샌들러, 씨티는 핵심 사업부문의 성장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보고 보류의견을 내고 있기도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CRM, 고객관계관리를 위해 기업이 지출하는 규모는 2027년까지 1,144억 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입니다. 이 시장 하나만 쥐고 '오하나'라는 문화를 두고 회사, 고객, 직원이 하나인 점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돕고 지켜주는 회사, 스노우플레이크, 워크데이 등 신생 업체들의 등장에도 여전히 견고한 성을 구축하면서 규모를 키워가려는 기업.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격변을 맞이한 IT산업계에서 조금 더 오래 지켜봐야 하는 기업아닐까요.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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