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탔는데 포항제철소 전체가 ‘검은 연기’ 왜…‘심장’ 용광로 한때 중단
━
치솟은 ‘검은 연기’, 왜?
24일 포스코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항제철소 내 선강 지역(코크스·철광석 등을 넣어 쇳물을 생산하는 곳)의 케이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가 2시간 10분만에 진압됐다. 다만 부생가스(제품 생산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에 불이 붙을 것을 우려한 포항제철소는 부생가스 사용을 중단하고, 2∼4고로(노후한 1고로는 2021년 중단) 전체를 멈춰 세웠다.
━
‘제철소의 심장’ 25일 전체 정상화
약 2시간여 걸친 화재 진압과 잔불 정리 이후, 포항제철소는 예열을 거쳐 24일 오전부터 2∼3고로가 정상 재가동했다고 밝혔다. 4고로는 일부 설비 교체 및 안전 점검 등으로 25일 오전에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멈춰섰던 제1열연공장도 전선 교체 등에 시간이 걸려 24일 오후부터는 정상 가동됐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쇳물을 만들고 끓이는 상공정 선강(제선‧제강)과 열과 압력으로 철을 가공하는 후공정 압연(열연‧후연) 등 여러 과정이 일련의 공정으로 묶여 있어 고로가 중단됐다고 해서 전체 공정이 피해를 입진 않는다”며 “이미 생산된 재고들도 있을테니 피해 규모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1년여 만에 포항제철소 고로가 다시 중단된 데 따른 우려도 나온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긴급 회의에서 “(포항제철소 고로는) 우리나라 철강 생산의 핵심 기지로, 일시적인 가동 중단이라도 조선, 자동차 등 수요 산업에 파급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측은 “이번 화재에 따른 설비 가동 중단 시간이 짧았던 만큼 철강 제품 생산·수급에 큰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태풍 힌남노 피해 때도 피해 규모를 추산하는 데 1년 이상 걸린 만큼 이번에도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는 데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3연임 도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갑작스럽게 빚어진 이번 화재가 향후 회장 선임 절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수해 이후, 공장 전체를 새로 짓는 수준의 복구 작업을 벌였음에도 고로가 다시 멈춰선 것에 대한 회장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회사 재난대응지침에 따라 포스코 대표이사 책임 하에 완전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졸 두 아들 서울대 보냈다, 중졸 막노동꾼 아빠의 전략 | 중앙일보
- 'YG 소속' 블핑 제니 홀로서기 시도…"오드 아틀리에 설립" | 중앙일보
- 타우린이 수명 12% 늘렸다, 그럼 ‘박카스’ 매일 마시면? | 중앙일보
- "곰팡이 슨 듯, 경악"...고교생에 '썩은 대게' 판 노량진 수산시장 | 중앙일보
- 여성 혼자 있는데 "보지마" 종이컵에 소변 본 버스기사, 처벌은 | 중앙일보
- "김치! 참치! 꽁치!" 외친 한 총리…신신예식장서 '깜짝 주례' | 중앙일보
- 이중섭 그림에 "왜 다 벗었냐" 따진 초등생…나체 작품 교육법 | 중앙일보
- "상상임신 97일에 90만원" 中 MZ 푹 빠진 '웃픈' 가상 저축법 | 중앙일보
- "매일 같이 목욕했는데" 세종시 목욕탕, 여성 3명 감전사 날벼락 | 중앙일보
- '47만 유튜버' 오뚜기가 함연지 "감사했다" 돌연 활동 중단, 왜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