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에 외로운 사람 없어야 하니까” 선물보다 더 따뜻한 마음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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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경보로 15㎝가 넘는 눈이 내렸던 전북 군산 삼학동.
남군산교회는 교회가 있는 삼학동 소외 이웃에게 10년이 넘게 성탄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임희창(55) 집사는 "어르신들의 반가운 미소를 보면 봉사를 계속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가끔 병원에 가셨다고 한 뒤 다시 댁에 돌아오지 못하는 분들이 생길 때 마음이 아프다. 남은 어르신들을 더 잘 돌봐드려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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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아동들과 원하는 선물 쇼핑
“성탄의 기쁨 모든 이웃과 함께해야”
대설경보로 15㎝가 넘는 눈이 내렸던 전북 군산 삼학동. 차정복(77) 어르신 혼자 사는 낡은 주택에 눈길을 뚫고 찾아온 이들이 있었다. “어머니, 남군산교회입니다.” 성탄을 맞아 겨울나기 생필품을 한가득 들고 온 남군산교회(이신사 목사) 성도들이었다.
“아이고, 이렇게 눈이 쌓였는데 어쩜 매번 고맙게….” 차 어르신은 밝은 미소로 성도들을 맞이했다. “다리도 아프고 눈도 많이 와서 뭘 사러 나갈 수도 없었는데 교회 없었으면 어쨌을까.” 그는 함께 온 이신사 목사에게도 연신 감사를 전했다. “교회가 여기 삼학동 사람들을 다 먹여 살리고 있어요. 내가 교회는 안 나가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남군산교회 자랑을 합니다.”
남군산교회는 교회가 있는 삼학동 소외 이웃에게 10년이 넘게 성탄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도 23일까지 150세대를 일일이 방문해 선물 배달을 마쳤다. 거창한 전달식을 열어 수혜자에게 선물을 받으러 오라고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배달하는 것은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고 나눔에 생색을 내지 않으려는 각오이기도 하다.
교회의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어르신들은 몰래 교회에 감사헌금을 놓고 가기도 한다. 차 어르신도 그중 한 명이다. “그냥 고마워서 하는 거예요, 고마워서.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해서.” 그는 기도를 마치고 돌아가는 이 목사와 성도들을 오래오래 배웅했다.
다음 방문할 집은 몸이 아픈 딸과 내년에 고등학생이 되는 손녀를 데리고 살고 있는 이순애(79) 어르신 댁이었다. 내비게이션으로 정확한 위치를 찾기가 어려운 집이지만 남군산교회 성도들은 얼마나 많이 다녔는지 가는 길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공공근로로 생계를 이어가는 이 어르신은 “겨울에 어떤 게 제일 힘드냐”는 이 목사의 질문에 “교회가 이렇게 도와주는 데 힘든 게 뭐가 있냐”며 손사래를 쳤다.
“교회가 거둬줘서 이렇게 먹고 살고 있는데 뭘 더 바라겠어요. 추석에는 같이 장 봐주고 월요일마다 반찬 만들어 갖다 주고 그저 감사하죠.”
어르신들의 기뻐하는 모습에 봉사하는 성도들의 마음도 따뜻해졌다. 임희창(55) 집사는 “어르신들의 반가운 미소를 보면 봉사를 계속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가끔 병원에 가셨다고 한 뒤 다시 댁에 돌아오지 못하는 분들이 생길 때 마음이 아프다. 남은 어르신들을 더 잘 돌봐드려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남군산교회는 아이들을 위한 성탄 선물도 마련했다. 4개 아동시설과 9개 그룹홈 아이들을 마트로 초청해 원하는 물건을 직접 살 수 있게 했다. 후원을 받기만 했지 갖고 싶은 브랜드와 디자인의 상품을 사본 적이 없던 아이들에게 특별했던 쇼핑 시간이었다.
남군산교회는 ‘사랑은 가까운 곳에서부터’라는 목회철학으로 철마다 어려운 이들을 섬기는 사역을 계속하고 있다. 이 목사는 “교회라면 눈앞에 보이는 소외 이웃들을 챙기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별히 아기 예수님이 오신 성탄의 기쁨을 모든 사람이 함께 누릴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군산=글·사진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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