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평 나홀로 아파트도 11억…서울 평균 분양가 10억 넘었다

김원 2023. 12. 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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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최근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데다 원자잿값,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이 크다. 서울 비강남권에서 20평형대 아파트 분양가가 10억원을 넘는 사례가 잇달아 등장했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어반클라쎄목동’의 59㎡형 C타입과 59㎡형 D타입 최고 분양가가 11억원대로 나타났다. 이 단지는 45가구로 한 동짜리 나 홀로 아파트인데, 평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어 주변 시세와 견주어 비싸다는 평가다. 양천구 신정동 일대 아파트(신시가지단지 제외)의 평당 매매가격은 3000만~4000만원 수준이다.

이에 앞서 분양한 강서구 내발산동 ‘삼익더랩소디’ 역시 45가구 규모의 나 홀로 아파트인데, 전용 44㎡(공급면적 19평) 분양가가 최고 11억원이었다. 평당 분양가가 5000만원이 넘고, 주변 시세보다 2억~3억원 비싼데도 지난 7~8일 1·2순위 청약에서 104건이 접수돼 최고 1.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순위 내 청약을 마감했다.

이날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이달 19일까지 청약을 진행한 서울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보다 28.4% 상승한 평균 10억3481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고금리 여파와 철근·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인상, 인건비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1년 t당 7만8800원이던 시멘트 7개사의 평균 가격은 올해 11만2000원으로 3년 새 42.1% 급등했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23년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 건설업 임금은 26만551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1% 늘었다.

고분양가 논란이 지속하고 있지만, 수도권 아파트 청약 인기는 지난해보다 높다. 서울 아파트 청약 1순위 평균 경쟁률이 올해 58.0대 1이었는데 이는 지난해(10.2대 1)보다 6배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 평균 경쟁률도 지난해 8.1대 1에서 올해 14.3대 1로 상승했다. 서울의 아파트 청약 당첨 가점 합격선 역시 지난해(40.9점)보다 12.1점 오른 53.0점으로 나타났다.

이에 수도권 청약 쏠림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분양 시장(11월까지 집계)에서 수도권에만 65.4%의 청약통장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도권 청약 접수 비율이 31.5%였던 것과 비교해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올해 1순위 청약 경쟁률 상위 10개 단지는 모두 수도권에서 나왔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내년부터 민간 아파트에 ‘제로 에너지건축물 인증’이 의무 도입되면 시공 난도가 올라 신규 공급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고, 분양가도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새 아파트 희소가치가 갈수록 커지면서 분양 물량이 적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높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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