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라이더 아니어도 교통사고 치료비 드려요”

김성훈 2023. 12. 2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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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에서 배달을 하던 A씨는 두 번의 교통사고를 겪은 후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배민 소속 여부와 상관없이 배달 중 교통사고로 긴급 지원이 필요한 전국의 라이더에게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배달 서비스 영역이 확대된 만큼 배달 중 사고가 난 라이더로 대상을 넓히고 간병비와 심리치료 지원도 의료비 지원 항목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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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 마련
5년째 295명 11억8000만원 지원
우아한형제들 제공


경기 부천에서 배달을 하던 A씨는 두 번의 교통사고를 겪은 후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잠이 들면 오토바이 운전 중 장애물을 만나거나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나는 꿈을 꿨다. 병원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TSD) 진단을 받은 그는 정신과 상담을 받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A씨는 배달의민족 ‘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을 통해 120만원 가량의 의료비를 지원받았다. 그는 “사고로 인한 두려움으로 계속 배달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했고 갑작스러운 병원비로 생계가 위협받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배달대행업체 소속으로 인천에서 5년째 배달일을 하던 B씨도 지난해 12월 교통사고로 골절상을 입었다. 사고 후 생계를 걱정하던 B씨는 병원 소개로 이 기금을 알게 됐다. 그는 카카오톡으로 간편히 지원을 신청하고 1주일 만에 300여만원을 받았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일까지 올해 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을 통해 긴급 의료비를 지원받은 라이더가 102명이 됐다고 밝혔다. 이 기금은 국내 첫 라이더 지원제도로, 김봉진 창업자가 2019년 사랑의열매에 기부한 사재 20억원과 회사가 조성한 1억원을 더해 마련했다. 배민 소속 여부와 상관없이 배달 중 교통사고로 긴급 지원이 필요한 전국의 라이더에게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한다.

2019년 사업 첫 해 30명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일까지 총 295명이 11억8000여만원의 지원을 받았다. 1명당 평균 400만원 정도의 지원이 이뤄진 셈이다.

우아한형제들은 2021년 지원금을 기존 1인당 1000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까지 금액을 늘렸다. 3년차 라이더인 C씨는 지난 5월 빗길에 미끄러지며 마주 오는 차량과 부딪혀 요추가 골절되고 하반신이 마비됐다. 그는 기금을 통해 의료비, 생계비 등 1500만원을 지원받았다.

지원 기준도 중위소득 140%로 완화했다. 또 라이더들이 기금을 이용하는데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카카오톡으로 상담과 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 올해부터는 배달 서비스 영역이 확대된 만큼 배달 중 사고가 난 라이더로 대상을 넓히고 간병비와 심리치료 지원도 의료비 지원 항목에 포함했다.

라이더들은 기금을 통해 경제적, 심리적으로도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올해 지원받은 라이더를 대상으로 진행한 만족도 조사에서 심리적 어려움에 도움이 됐는지 묻는 설문에 85%가 ‘매우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해결했다는 응답은 전체 78%로 집계됐다.

우아한형제들은 앞으로 기금을 통해 다각도에서 라이더의 회복과 복귀를 도울 계획이다. 김중현 우아한형제들 가치경영실장은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사고 이후 겪는 불안 등 심리·정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라이더들이 많았다”며 “사후관리 차원에서도 지원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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