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인, 시니어 크리에이터의 롤모델을 꿈꾸다 [크리에이터 뷰(99)]
모델 활동은 인생 2막 아닌 나를 표현해온 작업의 확장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도예가 전제인(전지연)이 시니어 크리에이터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는 경희대학교 요업공예과와 뉴욕패션공과대학(BFA), 경희대학교 대학원(MFA) 출신으로 자신의 경험과 감정, 생각 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다양한 형태의 도예 작업을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완성된 도자기를 깨뜨려 조각으로 나누고 이를 작품의 소재 삼아 조각마다 색깔과 질감, 입체감을 달리 표현해 결합하는 것이 그의 작업 특징이다. 그는 총 7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일본, 이탈리아, 미국 등 국내외 다수의 교류전과 단체전에서 작품을 선보였고, 현재 헤이리에서 새오리공방을 운영하며 한국여류도예가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도예가로서 위치가 공고한 전제인이지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표현 확장에 갈증을 느껴왔다. 대학 시절 모델의 표현법에 관심을 갖고 아카데미를 수료한 바 있는 그는, 에스팀의 크리에이터 양성 아카데미 이스튜디오의 멀티컬쳐를 통해 모델 경력을 쌓으며 크리에이터로 나아가는 중이다.
멀티컬쳐는 패션 및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를 선도하는 시니어들의 문화 구축과 제2의 도약을 위한 재능 발굴을 돕고자 하는 프로젝트다. 워킹과 패션을 기반으로 개개인의 숨겨진 재능을 발굴해 중장년 세대의 새로운 모델과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 양성소로 전제인이 1호 크리에이터가 됐다.
"도자기를 전공하면서도 마음 속에 나를 드러내는 작업을 향한 욕망이 있었어요. 20대 때 미국으로 건너간 후 패션 스쿨을 다녔고 졸업과 동시에 결혼했어요. 육아와 작업을 하면서 제가 모델을 했었다는 것도 까마득하게 잊고 지냈죠. 한국에 돌아와서 저의 이력들을 통합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이 통합을 시도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이 따랐어요. 모델로서는 아무래도 신인이니까요. 여기저기서 알아주지도 않는 세월을 보냈지만 저 나름대로 작업실에서 워킹, 각도나 표정을 연습하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일은 분명히 확장성이 있다고 생각해 왔어요.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시니어들 사이에서 나만의 것을 어떻게 구축하고 드러낼 수 있을까를 고민도 많이 했고요. 제가 찾은 정답은 도자기와 슬로우 라이프였어요. 이걸 저와 연결시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저를 알리고 있죠."
도예는 기본기가 중요한 작업이다. 전제인은 모델과 크리에이터 작업 역시 마찬가지라고 느끼면서도 매력이 다른 두 가지 활동으로 시너지를 느끼고 있었다.
"도자기를 만드는 것과 프로세스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도자기는 완성도를 위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거든요. 이번 멀티컬쳐 시스템도 일주일에 한 번씩 자세 교정도 받고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서 다듬어하는 게 즐거워요. 공방에서 작가로 일하다가 외부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제 삶에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제가 파주에 거주 중이라 하루에 100km를 이동해야 해서 엄청 부지런해졌어요. 꼭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전제인이 멀티컬쳐 방향성에 가장 공감하게 된 계기는 '아트 트랙 제주' 체험이다. '아트 트랙 제주'는 제주의 19개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유명 아티스트들이 예술의 범위를 한정 짓지 않고 서로 다른 장르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선보이는 행사다.
"공간을 재생해서 여행자의 시각으로 꾸며놓은 게 참 놀라웠어요. 저는 주로 인사동에서만 전시를 했는데 다른 공간에서 해봐야겠다는 영감도 얻었죠. 그래서 제가 사는 동네 헤이리 마을에서도 전시를 열었어요. 찾아가는 전시를 만들어 나가보려고요."
특별한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김해에서 자신이 만든 도자기를 가지고 런웨이를 진행한 바 있다. 모델은 동료 시니어들이었다.
"도자기를 들고 워킹을 하는 쇼였는데 시니어 모델들이 제가 의도하는 바를 표현해 주시려고 정말 열심히 연습하셨어요. 저를 위해 이렇게 최선을 다해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동이었어요. 공방은 혼자 만들어 어딘가에 내놓아야 하지만, 이런 활동은 컬래버레이션과 확장이 가능해 여러 사람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미국 국적에 해외에서 오랜 시간 거주했던 전제인은 문화적, 언어적으로 유리한 이점에 있다. 한국만을 타깃으로 하지 않고 전 세계인들과 연결되는 것이 전 세계 목표다.
"최대한 글로벌적으로 뻗어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SNS를 소통 채널로 활용하고 있고요. 저 혼자 촬영과 편집을 해보고 있는데 콘텐츠가 무한대로 있는 건 아니니까 멈추지 않도록 계획적으로 접근해 나가려고 해요. 그래서 많은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에게 활기와 활력 같은 존재가 되고 싶고요. 막연히 노후를 생각하면 외롭거나 소외감이 떠오르잖아요. 실제로 무료하게 지내는 분들이 많은데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 저와 같은 사람들이나, 젊은 사람들에게도 이런 삶이 있다는 걸 보여주며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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