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도 강추 성탄절 그 노래, 39년만에 역주행 1위 "미션완수"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난 내 마음을 너에게 전했어/하지만 바로 다음날, 넌 내 마음을 버리고 말았지/그래서 올해는 말야, 눈물을 흘리지 않기 위해서/난 특별한 다른 이에게 마음을 전하겠어."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 가사만 봐선 느낌이 딱 오지 않을지 몰라도, 멜로디를 들으면 누구나 알 법한 노래다. 왬!(Wham!)의 '라스트 크리스마스.' BTS 역시 이 노래를 "최고의 크리스마스 노래"로 꼽은 적이 있다.
고(故) 조지 마이클(1963~2016)과 앤드루 리즐리(60)가 만든 이 듀오의 노래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시간을 거슬러 영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영국 음악 랭킹 기업 '오피셜 차트 컴퍼니'가 매긴 '크리스마스 음악 순위' 부문에서다.
지금도 12월이 되면 지구촌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이지만, 정작 두 멤버의 고국인 영국에서 정식 1위를 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리즐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 곡이 꼭 1위를 했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1984년) 당시 우울했다"라며 "완수하지 못했던 옛 임무를 완수한 느낌이고, 최고의 영광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라스트 크리스마스' 곡을 쓴 건 조지 마이클이었다고 한다. 리즐리는 "조지가 이 곡을 1위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썼었다"고 전했다. 1984년 당시 1위를 했던 곡은 또 다른 영국 그룹인 '밴드 에이드(Band Aid)'가 내놓은 '두 데이 노우 잇츠 크리스마스(Do They Know It's Christmas?)'에게 돌아갔다.
리즐리와 마이클은 고교 동창으로, 왬!은 결성 후 '케얼리스 위스퍼(Careless Whisper)' '웨이크 미 업 비포 유 고 고(Wake Me Up Before You Go Go)' 등 명곡을 발표했다. 문제는 두 멤버 사이의 역할 분담의 불균형이었다. 마이클이 작곡 작사에 보컬 등을 도맡았고 리즐리는 보조적 역할을 담당했던 것. 결국 불균형은 해체로 이어졌다. '라스트 크리스마스'가 나온 지 약 3년 뒤인 1987년의 일이다. 조지 마이클은 솔로로 성공을 거뒀지만 2016년 급작스럽게 53세로 사망했다. 그의 사인을 두고는 여러 설왕설래가 있었다.
리즐리는 한편 1987년 홀로 남겨진 이후 1990년 솔로 앨범을 냈으나 큰 반향을 일구어내진 못했다. 이후 그는 모나코로 건너가 자동차 레이서로 새 출발을 하려 했지만 역시 잘 되진 않았다고 한다. 왬! 시절의 성공으로 생계엔 큰 지장은 없었고 결혼도 해서 슬하에 아이도 두었다. 그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에서 휴 그랜트가 연기한 주인공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한때 유행했으나 밴드 해체 후 적적히 활동하는 전 남자 가수로서다.
그런 리즐리이기에 이번 '라스트 크리스마스'의 역주행은 각별하다. 그는 "39년만에 1위를 하다니, 왬!의 유산(legacy)에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소셜 미디어에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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