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보다 1000만원 비싼데 연비가 넘사벽…프리우스의 귀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출시
원조가 돌아왔다. 5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한 토요타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얘기다. 라틴어로 선구자라는 뜻을 지닌 프리우스(Prius)는 5세대에서 또 다른 변신을 꾀했다. 지난 14일 서울~경기도 가평 왕복 160㎞ 구간에서 5세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번갈아 시승했다.
프리우스는 겉옷을 완전히 바꿔 입었다. 4세대 모델과 전혀 다른 차다. 앞으로 길게 뺀 앞 유리는 스포츠 세단에 맞먹을 만큼 드러누워 있다. 전면 헤드램프는 길고 날렵하게 뺐다. 보수적인 토요타의 디자인 문법에서 벗어났다. 실내 디자인도 기존 프리우스를 탈피했다.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7인치 멀티 인포메이션 클러스터가 눈길을 끈다. 핸들에서 멀찌감치 배치한 7인치 클러스터는 비가 내리는 환경에서도 시안성이 뛰어났다. 차량 밖에서 보기에 협소할 것 같은 뒷좌석도 막상 앉아보니 좁지 않았다. 다만 동급 국산차와 비교해 딱딱한 플라스틱 내장재를 사용한 곳이 많았다.
신형 프리우스는 파워트레인도 새롭게 만들었다. 운동 성능을 높인 게 핵심이다. 모터와 결합하는 가솔린 엔진은 기존 1.8ℓ에서 2.0ℓ로 배기량을 늘렸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152마력 엔진에 모터를 결합해 합산 출력 196마력을 낸다. 토요타코리아는 “하이브리드 모터에 새로 개발된 자석과 전자강판을 사용했고 모터 내부 자석 개수를 2배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프리우스 운전석에 앉아 국도와 고속도로를 달렸다. 4세대 프리우스의 약점이던 출력 부족은 5세대에선 없었다. 탄탄하면서 부드러운 주행감은 동급 차량 대비 뛰어났다. 쫀득한 핸들 조향감도 좋았다. 연비는 하이브리드 '원조'다웠다. 중간 기착지에선 리터당 20㎞가 넘었고 도착 지점에선 18.7㎞를 기록했다. 제조사가 밝힌 복합 공인연비는 리터당 20.9㎞다. 다만 언덕 구간에선 “웅”하는 엔진 소리가 실내로 들어왔다. 외부 공기로 엔진을 돌리는 자연 흡기 엔진 방식인 토요타 하이브리드차의 공통된 특징이다.
이어서 시승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은 하이브리드와는 또 달랐다.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강력한 출력을 쏟아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엔진에 모터를 더해 223마력의 출력을 낸다. 하이브리드 모델 대비 모터 출력이 높아 언덕 구간에서도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 소음이 확연히 적었다. 시내에 들어서자 전기 모터로만 주행했다. 순수 전기차와 비교하면 출력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시속 70㎞까지 시원하게 치고 나갔다.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이 모델은 전기 모터로만 64㎞를 주행할 수 있다. 정차와 가·감속 구간에선 전기차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조용하고 효율이 좋은 모터는 시내 주행에선 엔진에 비빌 수 없다. 신형 프리우스는 디자인부터 연비, 승차감까지 상품성이 좋았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기엔 가격이 높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3990만 원(LE 트림)과 4370만 원(XLE)으로 책정됐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4630만 원(SE)과 4990만 원(XSE)이다. 동급 아반떼 하이브리드 인스퍼레이션(3084만 원)보다1000만 원 정도 비싸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가격대가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경쟁자가 많아진 것도 프리우스를 위협한다. 프리우스 1세대가 데뷔한 1997년과 달리 요즘엔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 차종에 걸쳐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되고 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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