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축구 흙수저’ 박진섭의 희망 메시지, “꿈을 생생하게 꾸면 이뤄져요”
김희웅 2023. 12. 24. 05:41
“어려운 상황에 있거나,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모든 분에게 전합니다. 꿈을 생생하게 꾸면 이뤄지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실업팀 선수에서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6년. 28세의 나이로 처음 태극 마크를 단 박진섭(전북 현대)은 국가대표 일원이 된 것을 두고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기적 같은 일을 일군 그는 꿈을 꾸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박진섭은 지난달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미드필더 홍현석(KAA 헨트)이 정강이 피로골절로 대표팀에서 중도 낙마했고, 박진섭이 대체 발탁 선수로 뽑힌 것이다. 갑작스레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지난달 21일 열린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에 후반 45분 교체 투입돼 4분가량 그라운드를 누볐다. 마음속 깊이 자리한 ‘꿈’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박진섭은 이달 본지를 통해 “대표팀에 대체 발탁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소리를 질렀다”며 “(경기에 나섰을 때) 너무 좋았다. TV로만 보던 선수들이랑 발맞춰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그의 축구 인생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여느 대표팀 선수와는 과정이 달랐다. 박진섭은 축구를 시작한 전북 전주에서는 알아주는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 9월 와일드카드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참가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태극 마크를 달지 못했다. 그가 ‘축구 흙수저’로 통하는 이유다. 그 역시 “다른 선수들과 다른 나에게는 그런 표현이 맞다고 생각한다. 흙 속의 진주라고 해주시는데, 기분 좋게 들린다”며 웃었다.
축구를 시작한 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를 꿈꾼다. 박진섭도 그랬다. 다만 꿈까지 닿기에는 너무나 멀어 보였다는 게 솔직한 그의 속내다. 그도 그럴 것이 박진섭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재학 시절 대학축구 U리그 득점왕을 두 번이나 차지할 만치 빼어난 득점력을 자랑했지만, 프로로 가는 길부터 험난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인 2017년 K3리그 격인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에 입단했고, 이듬해 K리그2 안산 그리너스 유니폼을 입으며 어렵사리 프로 무대를 밟게 됐다. 걸출한 선수들이 즐비한 프로 무대에 온 뒤 살아남기 위해 지금의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했고, 대전하나시티즌을 거쳐 지난해 전북과 계약했다. 전북과 입단 이후 국가대표와 가까워질 수 있었고, 일이 술술 풀렸다.
대학 재학 시절에는 “프로에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있었다”는 박진섭은 “친구들에게도 맨날 K리그 마지막 목표 팀은 전북이라고 이야기했었다. 속으로는 어려운 꿈이 될 수 있다고 항상 걱정했다. 당시 힘들었을 때 책을 많이 읽었는데, 꿈을 생생하게 꾸면 이뤄진다는 문구가 와 닿았다. (문구를 보고) 스스로 주문을 넣었다”고 돌아봤다.
마법 같은 주문의 효과는 전북 입단에서 끝나지 않았다. 박진섭은 지난 9월 황선홍 감독이 이끈 항저우 AG 와일드카드로 뽑혀 금메달 획득에 일조, 군 면제 혜택을 받으며 축구 인생에 날개를 달았다. 이 대회가 한 달 뒤 성인 대표팀에 처음 발탁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그는 “와일드카드 발탁됐다고 했을 때 평상시에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경기장에서) 처음으로 애국가 제창을 하는 데 울컥했던 기억이 있다”며 “(AG에서) 내게 기대했던 모습을 충족하고자 노력했다. 황선홍 감독께 여러모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일을 척척 이룬 박진섭. 이제 그의 시선은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으로 향한다. 박진섭은 “선수로서 아시안컵에 나가는 것은 큰 영광이긴 한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가게 된다면 정말 잘해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냉철하게 판단했을 때 30~40% 정도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박진섭을 검색하면, 프로필 경력 사항에 아직 확정되지 않은 ‘AFC 카타르 아시안컵 국가대표’라고 적혀 있다. 그는 “좋은 징조 같다”며 희망을 품었다. 실제 박진섭은 인터뷰 진행 후 오는 26일부터 진행되는 축구대표팀의 국내 훈련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꿈의 무대를 밟을 가능성을 키운 것이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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