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신당 '신장개업' 열풍…거대양당 전직 당대표도 나섰다
'탈당 예고' 이준석 27일 국회 기자회견
이낙연 신당도 '창당 공식화' 임박
제3지대 돌풍 될까, '골목신당' 될까
여의도에 양당 기득권 체제를 깨겠다는 '신당 창당' 움직임이 우후죽순 이어지고 있다. 전직 당대표들까지 가세하면서 정치권은 신당이 총선 판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다만 그동안 신당 소속으로 출마한 이들이 원내 입성에 성공하고, 이어 교섭단체 구성까지 이르는 데는 '벽'이 매우 컸던 것이 현실이다. 신장개업한 신당의 파급력이 돌풍이 아닌 '골목신당'에 그칠 경우엔 향후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치생명도 위태로울 수 있어 리스크 역시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22대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신당 창당이 정치권 화두로 떠올랐다.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은 최근 류호정 의원 등이 속한 정의당 청년의견 그룹 '세번째권력'과 손을 잡고 공동 창당을 했다.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연합 정당을 표방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30석을 확보하고 또 2027년에는 집권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뿐만 아니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각각 신당 예열에 들어갔다. 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이미 과학·실용정치를 표방하는 '한국의희망'을 창당했다.
금태섭·양향자 신당이 진작 베일을 벗은 가운데, 정치권 초미의 관심은 이제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으로 이동했다. 두 전직 대표의 신당은 30%에 달하는 중도·무당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대안 신당'의 성격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거대 양당의 입장으로선 이들의 신당 창당에 따른 지지층 분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로, 두 전직 당대표가 신당을 통해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당장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2선 후퇴와 통합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같은 요구에 이 대표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탈당 후 신당 창당 수순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는 '이낙연 신당'에 합류하겠다고 나선 현역 의원이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의원 약 3분의 2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대신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최성 전 고양시장의 신당 합류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 전 시장은 당 총선 후보자 검증위원회의 부적격 판정과 이에 대한 이의신청 기각이 결정되며 민주당에서 총선 출마가 원천봉쇄됐다. 이외 친명계 현역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공천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이들이 앞으로 '이낙연 신당'에 더 모여들 가능성이 있다.
최 전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개딸'(과거명칭)과 '태극기 부대'가 아닌 '원칙과 상식을 지닌 민주주의 실천행동'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적었다. 원칙과상식(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 역시 이 전 대표와 같은 요구를 하면서 당 지도부의 결단을 12월까지 촉구한 상태다.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은 당장은 '이낙연 신당'과 자신들을 분리하고 있지만, 이들 역시 내년 초 탈당과 잔류 여부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란 것이 중론이다.
또한 민주주의실천행동은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원외 모임으로 새로운 정치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예비당원을 모집하는 등 사실상 '이낙연 신당' 준비 조직의 역할을 하고 있단 관측이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탈당일로 제시한 이달 27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실제로 같은날 국회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인데, 앞서 예고한 것처럼 탈당을 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이 전 대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창당 절차를 문의한 것을 두고도 탈당과 창당 작업이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 이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탈당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전열이 흐트러지는 상황이다. 김 전 최고위원 외에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이준석 신당에 참여할지 여부도 아직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는 새로운선택·한국의희망과 접점을 넓히고 있어 이 전 대표의 신당이 다른 정당과힘을 합치는 등 '실질적 결합'을 이끌 수 있을지도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7일 새로운선택 창당대회에 참석한 데 이어, 특히 지난 16일에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 유튜브 '여의도재건축조합'에서 4시간여 동안 라이브 대담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과학기술 문제와 최근 정치적 현안에 이르는 폭넓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동시에 '동지적 관계' '정치혁신의 동지'란 표현을 주고받았다. 이 전 대표는 연합정당 가능성에 대해서 "다 열어놓고 움직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 기본소득당은 정의당 탈당파 등으로 구성된 '사회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등과 함께 '개혁연합신당'을 추진하기로 하기로 했다. 이와 맞물려 문재인 정부의 상징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거취가 어떻게 정해질지도 관건이다.
조 전 장관은 당초 민주당 위성정당 격인 '조국신당' 창당을 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최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게 '학익진'을 함께 펼쳐나가야 한다며 러브콜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조 전 장관은 지난 22일 사회민주당이 주최한 행사에 사회자로 참석하고, 개혁연합신당 참여 가능성에 대해선 "재판을 받고 있고 선고를 앞둔 상황이라 움직이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내가 할 일은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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