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계 사모펀드, 3,608억 락앤락 먹튀 논란
[신동민 기자]
▲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노동자 2백여명이 락앤락 구조조정 반대를 외치고 있다. |
ⓒ 화섬식품노조 |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위원장 신환섭) 수도권지부가 락앤락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와 외주화 반대를 주장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12월 22일 오전 10시 락앤락 서울사무소가 위치한 서울역 그랜드센트럴빌딩 앞에서 '락앤락 구조조정 저지! 고용보장 쟁취!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결의대회'를 열어 안성공장 가동 중단 철회와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락앤락 사측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2,925억 원의 자본준비금을 감액하여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유상감자는 기업이 자본금을 줄여 주주의 이익을 높이는 행위다.
참가자들은 "대주주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는 적자를 핑계로 노동자들에게는 가혹한 구조조정을 자행하면서, 지난해와 올해초 배당으로 683억 원을 챙겼다. 그것도` 모자라 또 다시 대규모 배당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사모펀드와 락앤락 경영진의 악질적인 행태에 우리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와 락앤락지회 전 조합원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락앤락 사측은 희망퇴직 미신청 직원들에게 내년 1월 31일 자로 해고됨을 구두로 통보한 상태다. 홍콩의 사모펀드(PEF) 운영사인 어피너티는 2017년 락앤락을 인수한 후 지속적으로 지분율을 높여가며 천문학적인 배당을 진행하면서도 락앤락의 직원에게는 '경영상의 이유'를 들며 권고사직 및 희망퇴직과 노조탄압을 진행하고 있다.
문준모 화섬식품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여는 발언에서 "추운 날씨에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어피너티와 락앤락을 규탄한다. 락앤락지회 동지들 곁에는 화섬식품노조가 있다. 화섬식품노조가 엄호하고 함께하겠다. 어피너티 자본과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도 연대발언을 통해 "사모펀드 자본의 본질은 견실한 회사의 자산을 매각하고 노동자들을 구조조정해 배당을 늘리는 소위 '먹튀'"라며 "우리의 투쟁은 정당하다. 우리가 무너지면 사모펀드는 제2, 제3의 희생양을 찾아 다닐 것이다. 락앤락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 엄호하기 위해 서울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손세호 락앤락지회장은 투쟁발언에서 "글로벌 1등 주방생활용품기업이 홍콩 자본에 의해 사장되고 노동자들은 매몰차게 추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해외자본의 대한민국 기업에 대한 먹튀를 규제하고,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은 투쟁발언에서 "우리가 왜 이 추운 겨울날 손발을 떨면서 결의대회를 진행하는가. 바로 락앤락 동지들이 추운 겨울을 견디는 걸 함께하기 위해서다"라며 ""락앤락지회 조합원들에게 고용안정이라는 따뜻한 봄이 올때까지 수도권지부가 함께 추위를 견디며 바람을 함께 막아주자"고 말했다.
이어서 지민주 민중가수의 공연이 진행됐고,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며 함께 고용보장을 외쳤다. 김은애 락앤락지회 조합원은 현장 발언에서 "아들이 찾아와 오늘 임시주총과 배당 잔치를 준비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이렇게 있으면 안된다고 했다"며 "아들 앞에 떳떳하기 위해 꼿꼿한 모습으로 제대로 투쟁해서 고용안정을 보장 받겠다. 엄마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심민정 락앤락지회 조합원은 "그동안 안성공장에서 에어컨이 없이 불볕더위 아래에서 일하다가 노동조합이 생긴 뒤 에어컨도 들어왔다. 노동조건이 조금씩 나아져서 이제 제대로 일을 해보려나 생각하고 있던 차에 공장을 외주화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힘든 환경에서도 일한 노동의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의 인수 이후 락앤락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에 대해 지회는 '경영위기는 무리한 사업 확장을 위해 임원을 증원하고 시장보다 경쟁력 없는 운송사를 선정해 운영하는 등 사측의 경영 실패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피너티는 락앤락의 인적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자산 매각, 배당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산공장을 매각했고, 인도 현지의 영업법인도 청산했다. 베트남과 중국에 설립한 공장 4곳 중 3곳도 가동 중단을 예고한 상태다.
▲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노동자 2백여명이 락앤락 구조조정 반대를 외치고 있다. |
ⓒ 화섬식품노조 |
▲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노동자 2백여명이 락앤락 구조조정 반대를 외치고 있다. |
ⓒ 화섬식품노조 |
덧붙이는 글 | 노동과세계 중복게재 합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영하 5도, 성탄절 앞둔 주말 "김건희 특검" 외친 시민들
- 26살 최연소 이장,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 "윤 대통령 언론에 깊은 원한 있지 않고서야..."
- 한동훈 띄워주기?... 이상한 여론조사 결과 보도
- '삼도봉'에도 의사 많아져야?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 '어른 김장하' 장학금에 있는 몇 가지 특징
- 고등학생의 일침, "윤 대통령,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교육개혁"
- 형님·동생하던 주민, 멱살잡이 하게 한 사연... 풍력발전기 정답일까?
- 배낭 하나로 끝, 이대로 하면 당신도 백패킹 떠날 수 있다
- "여긴 밑바닥, 어디 가겠나"... 폐쇄 앞둔 '미아리 텍사스' 가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