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솜바지 꼭 쥔 남편 "고생만 하다 갔네"...수원역 버스사고 유족 오열
수원역 환승센터 버스사고로 아내를 잃은 남편이 아내와의 마지막 대화를 전했다. 그는 "추우니 따뜻한 솜바지 입어야겠다"고 건넨 것이 마지막이 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22일 오후 1시 26분쯤 경기 수원시 서둔동 수원역 환승센터 12번 정류장에서 수원여객 버스 30-1번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7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같은 날 JTBC 보도에 따르면 숨진 여성은 피부 질환 때문에 병원에 가던 중이었다. 구조 당시 그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순간에 사랑하는 아내와 어머니를 잃은 유족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의 남편은 "아내가 집을 나서면서 '추우니 솜 든 바지를 입어야겠다'고 했는데 마지막 대화가 됐다"며 아내가 입고 있던 흙 묻은 바지와 신발을 꼭 쥐고 있었다. 그러면서 "상의도 없이 이것만 받아왔다"고 말했다고 JTBC는 전했다.
아들은 넋이 나간 채 울었고, 유족들은 "사고가 날 곳이 아닌데 왜 사고가 난지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50대 버스 기사 A씨를 형사 입건했다.
A씨는 사고 직전 환승센터 12번 승강장에 잠시 정차해 승객들을 승·하차시킨 뒤, 다시 출발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시민들을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 승객이 '거스름돈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잠시 자리(운전석)에서 일어났다가 다시 앉았는데, 브레이크가 아닌 액셀을 밟은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경찰은 운전자 과실로 일어난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CCTV 및 블랙박스 영상을 수거해 면밀히 살펴보고, 디지털운행기록계(DTG) 분석을 토대로 차량 결함이 있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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