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교훈 잊었나…케이블 파손에 멈춘 포항제철소

정동훈 2023. 12. 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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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철 산업의 심장으로 불리는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화재로 인해 공장 가동이 한때 중단됐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해 창사 이래 54년 만에 처음으로 고로 가동을 중단시켜야 했던 포스코와 포항시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화재로 정전이 발생해 가동이 중단됐던 일부 공장은 비상발전기를 이용, 재가동에 들어갔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피해로 고로(용광로)가 멈추는 등 초유의 피해를 입었던 포스코는 이번 화재로 또다시 일부 공장 가동 중단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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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피해 이어
또다시 화재로 인한 가동 일부 중단
포스코 측, 조업 중단·제품 공급 차질 없을것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일대를 뒤덮고 있다. 현재 정전으로 제철소 내 대다수 공장이 가동되지 않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국 제철 산업의 심장으로 불리는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화재로 인해 공장 가동이 한때 중단됐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해 창사 이래 54년 만에 처음으로 고로 가동을 중단시켜야 했던 포스코와 포항시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2시간 10분만에 완진…인명 피해는 없어

포스코와 경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7분쯤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용광로) 주변 케이블에서 불이 붙었다. 소방 당국은 119특수대응단과 포항·경주·영천소방서 소속 소방차 33대와 소방관 100여명을 동원해 2시간 10여분 만에 진화를 마쳤다. 이번 화재로 소방 동원령 등 대응 단계가 발령되지는 않았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 피해나 주민 피해는 없다.

전선에 불이 붙은 이후 포스코는 부생가스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 더큰 화재를 우려한 조치였다. 포스코는 제품 생산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이용해 발전한 뒤 공장 내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부생가스 사용이 중단되자 발전량이 감소하면서 제철소 내 정전 규모도 커졌다. 화재 이후 정전이 발생하면서 제철소 내 상당수 공장 가동은 일시 중단됐다. 포항제철소에는 제철이나 제강 등 공정별로 공장이 따로 있다. 경찰은 포스코 5개 구역 중 4개 구역에서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됐던 것으로 파악했다.

포스코는 2021년 한해 총 전력 사용량(포항제철소·광양제철소 합계) 2만4492GW를 썼다. 국내 전력소비의 4%에 달하는 규모다. 이같이 많은 전력을 소비하다보니 외부 전력 이외에 자체생산이 많다. 제철 공정 중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이용한 자체 발전이 1만6013GW로 가장 많다. LNG(액화천연가스)발전으로 2979GW를 충당했고 외부 구매 전력량은 2847GW였다. 이번 화재 이후 포스코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공장에서 쓰는 전기 중 한전 공급 전기가 30%, 부생가스 발전 전기가 70% 정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정전으로 인한 공장 일시 중단은 부생가스 발전을 이용한 자체 발전이 끊어지면서 전기량이 감소된 탓이다.

23일 오전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화재로 연기에 뒤덮여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초기 진화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부생가스 사용 못하자 발전량 감소…정전으로 일부 설비 중단

정전으로 설비 가동이 일시 중단된 이후 부생가스를 일시에 밖으로 태워서 내보내는 이른바 방산작업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방산작업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공장 내부에서 폭발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공장 주변은 검은 연기로 뒤덮여 많은 포항시민이 불안해 했다. 검은 연기는 수㎞ 떨어진 곳에서도 목격됐다. 포스코 외부에서 육안으로 확인됐던 불길은 방산 작업 도중 나온 화염으로 화재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포스코 측은 밝혔다. 다만 현재 최초 발화 지점이었던 2고로 주변의 전선 파손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정확한 피해 규모와 함께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포스코 측은 이번 화재로 전체적인 조업과 제품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로 정전이 발생해 가동이 중단됐던 일부 공장은 비상발전기를 이용, 재가동에 들어갔다. 전기량 감소로 일시 중단했던 설비를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현재 고로(용광로)나 파이넥스(가루 형태 철광석 기반 쇳물 생산) 공장은 정상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발전소 설비 8기 중 5기가 가동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고로와 파이넥스가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피해로 고로(용광로)가 멈추는 등 초유의 피해를 입었던 포스코는 이번 화재로 또다시 일부 공장 가동 중단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해 포항제철소는 지하 수십m 깊이 까지 물과 토사가 차는 등 침수 피해를 입었다. 피해 추산액은 2조원에 달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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